反시리아 레바논언론인 폭사…차량폭탄테러 33명 사상

  • 입력 2005년 12월 13일 03시 03분


레바논의 반(反)시리아 언론인이자 의원인 게브란 투에니(48) 씨가 12일 베이루트에서 차량폭탄테러로 숨졌다.

경찰은 이날 베이루트 동쪽 지역에서 투에니 씨가 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갑자기 폭발하면서 투에니 씨를 포함해 3명이 숨지고 30명이 다쳤으며 최소 10대의 차량이 불탔다고 밝혔다.

그는 암살에 대한 불안으로 정기적으로 머물러 왔던 파리에서 11일 베이루트로 돌아왔다.

그의 삼촌인 마르완 하마데 정보통신부 장관과 레바논의 유력 정치인 왈리드 줌블라트 씨는 “시리아가 이번 테러를 저질렀다”고 비난했다.

그러나 시리아는 관영통신 SANA를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이번 테러가 시리아에 비난을 돌리려는 의도를 가진 것”이라며 테러 연루 의혹을 강하게 부인했다.

이날은 라피크 하리리 레바논 전 총리 암살사건과 관련한 유엔의 최신 조사보고서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로 이송된 후 공표될 예정이었다.

투에니 씨는 하리리 암살 이후 시리아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는 대중시위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했으며, 이에 국제사회의 압박이 더해지면서 시리아는 29년간의 레바논 주둔을 끝내고 4월 군대를 철수시켰다.

또 그의 조부가 창간한 신문 ‘안 나하르’에서 시리아를 강하게 비판한 투에니 칼럼은 종종 시리아의 분노를 샀다. 그는 6월 실시된 선거에서 처음으로 입법의원으로 선출됐으며 네 딸을 뒀다.

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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