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예수 아버지 요셉이 떠오른다…타임 변천사 분석

  • 입력 2005년 12월 13일 03시 03분


미국 미시시피 주의 한 성당에 있는 성화. 아기 예수를 안은 아버지 요셉이 노인으로 묘사돼 있다.
미국 미시시피 주의 한 성당에 있는 성화. 아기 예수를 안은 아버지 요셉이 노인으로 묘사돼 있다.
올해 성탄절이 다가오면서 예수의 세속(世俗) 아버지인 요셉에 대한 관심이 새삼 부각되고 있다고 시사주간지 타임 최신호(19일자)가 소개했다.

요셉에 관한 성경 구절은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간략하게 나오는 것이 전부다. ‘처녀 임신’한 마리아를 받아들여 하나님의 아들인 예수를 육신의 아들로 본 평범한 목수로 묘사돼 있을 뿐 그 이상의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그러나 타임은 ‘요셉이 누구인가’라는 의문에 대한 답이 간략한 성경 구절을 토대로 시대상황과 맞물려 다양하게 변화해 왔다고 지적했다.

▽노인 요셉=초기 기독교 시절인 2세기 무렵의 외경들은 대체로 요셉을 힘없는 노인으로 그렸다. 마리아의 ‘처녀 수태’가 가능하려면 요셉의 ‘남성’이 무기력하다는 조건이 필요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한 외경은 결혼 때 요셉의 나이가 91세였다고 밝힌다. 또 다른 외경은 요셉이 111세 때 18세인 예수 곁에서 숨졌다고 적고 있다. 또 예수의 형제들은 요셉이 첫 결혼 때 낳은 배다른 자식들이라고 기술되기도 했다.

동방정교회는 요셉의 초혼과 예수의 배다른 형제들을 인정했다. 상당수 로마 가톨릭 신자들은 요셉도 숫총각으로 보며 예수의 형제들은 사촌들이라는 견해를 받아들인다. 이와 달리 개신교는 요셉과 마리아가 예수의 동생들을 낳았다고 결론지었다.

▽성인의 반열로=14세기에 들어서 요셉은 성인으로 환골탈태했다. 당시는 기근과 백년전쟁, 흑사병으로 교회와 가정이 극도로 피폐한 상태였다. 이런 상황에서 헤롯왕의 칼날을 피해 갓난아기인 예수와 산모 마리아를 애급(이집트)까지 이끈 ‘가장 요셉’이 크게 부각됐다.

이로 인해 요셉은 ‘보호자’ ‘양육자’의 위상을 얻게 됐다. 예수 탄생 때 요셉의 나이도 인생의 절정기라고 할 36세로 다시 계산됐다. 당시 유럽의 신자들은 ‘성(聖) 삼위일체’에 견줄 만한 ‘속(俗) 삼위일체(예수, 마리아, 요셉)’에 사로잡히기도 했다.

로마 가톨릭에서 요셉은 처녀와 가족을 비롯해 모두 24개의 수호자로 돼 있다. 교황 비오 12세는 1956년에 목수로 가족을 부양하는 근면성을 강조해 5월 1일을 성 요셉 노동자 축일로 정했다. 6년 뒤 교황 요한 23세는 요셉을 미사의 전문(典文) 목록에 넣었다.

한편 타임은 최근 요셉이 복음주의 개신교에서도 크게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복음주의 개신교의 남성 위주 분위기가 ‘요셉-예수’의 관계와 어울리며 대형 복음주의 교회에서는 요셉이 다양하게 변주되는 이야기의 소재가 되기 때문이라고 타임은 분석했다.

이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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