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연구팀 “고통 느끼는 뇌 신경부위 통제 가능”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3시 02분


나이가 들면서 온몸 구석구석이 쑤시고 아픈 만성통증 증세가 흔히 나타난다. 수술이나 교통사고를 당했을 때도 치료를 마쳤지만 통증이 계속 사라지지 않는다. 불면이나 우울증 같은 정신과적인 증세마저 일으키지만 딱 부러진 치료법이 없어 골치다. 미국에서 만성통증으로 고통받는 사람은 1000만 명에 이른다.

미국 스탠퍼드대 심리학과 크리스토퍼 참스 박사 연구팀은 ‘정신집중’만으로 만성통증을 어느 정도 완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만성통증 환자 8명에게 뇌에서 통증을 담당하는 부위(rACC)가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스스로 rACC의 활동을 증가시키거나 약화시키도록 노력해 보라고 요청했다.

환자들이 아픈 부위에 정신을 집중하면서 ‘rACC 활동이 증가하라’고 생각하게 하고, 고통을 벗어난다고 의식하면서 ‘약해져라’고 명령하도록 유도한 것.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기능성자기공명영상(fMRI)으로 rACC의 활동 상태를 관찰했다. 흥미롭게도 몇 차례 훈련을 한 후 대부분 환자들은 ‘rACC’의 활동을 감소시키는 데 성공했다. 또 이들은 실제로 “고통이 절반 정도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이 연구결과는 미국국립과학원회보(PNAS) 13일자에 게재됐다.

실험에 참여한 31세의 한 여성은 “7년 전 말에서 떨어진 이후 어깨 만성통증에 시달려 왔다”면서 “작은 사람들이 내 등 위에 올라와 통증을 ‘국자로 퍼내는’ 장면을 상상하면 고통이 줄어든다”고 말했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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