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출생신고 않은 무적자 ‘투명아동’ 年5000만명

  • 입력 2005년 12월 16일 03시 02분


방글라데시 수도 다카의 빈민가에 사는 셰흐자드 누라니(9) 군은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살아간다. 그는 학교는 물론이고 병원에도 갈 수 없다. 인신매매범에게 납치돼도 찾을 방법이 없다. 그는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무적자(無籍者)’다.

방글라데시에서는 매년 태어나는 아이의 7% 정도만이 출생신고를 한다.

세계에서 매년 태어나는 1억5000여 만 명의 어린이 중에서 3분의 1 정도인 5000만 명이 누라니 군처럼 신원증명 없이 살아가고 있다고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이 14일 밝혔다.

유니세프는 이날 발표한 ‘2006년 세계 어린이 상태: 제외되고 보이지 않는 어린이들’이란 제목의 보고서에서 “출생신고가 되지 않은 어린이들은 시민으로 인정받지 못하고 교육과 보건 등 공공서비스에 대한 접근 자체가 거부된다”면서 “신원증명 미비는 아동 착취의 가장 기본적인 형태”라고 지적했다.

지역적으로는 사하라 사막 이남 아프리카와 남아시아의 출생신고율이 30% 미만으로 가장 낮으며 농촌 어린이들이 도시 어린이들에 비해 무적자 비율이 1.7배 정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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