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올해 증시개혁 조치가 되레 침체악순환 불러▼
과거 5년간 중국 경제는 50% 넘게 덩치가 커졌다. 그러나 상하이(上海) 주식시장의 지수는 2000년 이후 반 토막이 났다. 상하이지수는 2000년 초 2,000 선을 넘나들며 고공 행진을 했다. 최근에는 심리적 지지선인 1,100 선마저 위협받고 있다.
지금까지 상하이 증시의 ‘이상 행보’는 주식의 잠재적 과잉 물량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했다. 비유통주식으로 묶여 있는 상장기업 보유 주식의 3분의 2가 쏟아져 나오면 주가 하락이 불가피하다는 위기감이 깔려 있다는 것.
중국 정부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중반 증시개혁에 착수했다. 그러나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 최신호(12월)는 이 정책이 오히려 증시 침체의 악순환을 불러왔다고 비판했다.
중국 정부는 개별 종목의 비유통주식을 풀어 주는 조건으로 이 주식을 보유한 주주가 유통주식 주주에게 주식이나 현금, 주식을 특정 가격에 살 수 있는 증서를 주도록 했다. 유통주식 주주가 비유통주식 주주보다 많은 비용을 내고 주식을 매입했다는 논리 때문이다.
파이스턴 이코노믹 리뷰는 주식을 팔 수 있는 권한을 얻기 위해 재산을 내 줘야 하는 이 조치가 국내외적으로 근거가 없으며 전례도 없다고 지적했다. 더구나 이 조치는 증시를 떠받치는 두 개의 기둥인 재산권과 법치주의를 침해했다고 이 잡지는 강조했다.
또 유통주식의 물량이 늘어나면서 가치가 낮아지고 이에 주주들이 주식을 처분하게 돼 증시 침체를 불러온다고 이 잡지는 분석했다. 여기에 중국 정부는 신규 상장과 신주 발행을 금지해 증시의 자금조달 기능도 마비시켰다.
▼유럽…기업생산성 크게 향상, 高실업에도 수익 호전▼
유럽연합(EU)의 주요 회원국인 영국과 프랑스의 올해 경제성장률은 2% 선을 넘지 못했다. 과거에도 4%대의 경제성장률이 고성장으로 받아들여질 만큼 이들 국가는 저성장이 체질로 굳어져 있다.
또 EU 회원국 사이에는 분배 위주의 정서를 지닌 정치인이 상대적으로 많고 노동조합의 입김도 여전히 강력하다. EU의 평균 실업률이 8% 선을 넘어 실업자를 위한 복지 지출도 많으며 기업의 부담도 크다.
하지만 올해 들어 영국 증시의 FTSE 100지수는 15% 상승했다. 프랑스의 CAC 40지수는 22%나 치솟았다. 스위스의 SMI지수는 무려 33% 급등했다. 미국의 S&P 500지수가 4% 오른 데 그친 것과 비교하면 엄청난 상승세라고 할 만하다.
포천 최근호(26일자)는 유럽 주요국 증시의 강세는 기업의 생산성이 크게 향상된 데 따른 것이라고 분석했다. 종업원을 추가 고용하지 않아도 생산성을 높여 수익을 더 많이 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또 제약과 생명공학 등 연구개발에 집중 투자하는 것도 성장을 촉진하는 자극제가 됐다. 미국의 4%대와 비교할 때 상대적으로 낮은 2%대의 금리도 증시를 매력적으로 보게 만드는 요소라고 이 잡지는 지적했다.
그러나 포천은 유럽의 증시가 2006년에도 상승세를 지속할 것 같지는 않다고 전망했다. 이 잡지는 “유망한 종목을 선정해 투자해야 한다”며 “미국 달러화의 가치나 국제 원유가 변동에 영향을 덜 받을 대형주에 주목하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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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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