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교로 개종하는 유럽 여성이 갈수록 늘고 있다고 크리스천 사이언스 모니터가 27일 보도했다.
9·11테러 이후 이슬람에 호기심을 갖기 시작한 유럽 여성들이 매년 수천 명씩 이슬람으로 개종하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추산했다. 처음에는 반미(反美) 등 정치적 관심사에서 출발했지만 갈수록 종교 자체에 끌려 개종하는 여성이 늘고 있다.
영국 버밍엄대의 하이파 자와드 박사는 “남성들이 주로 무슬림 여성과의 결혼 때문에 개종하는 반면 여성들은 자기 확신에 따라 개종을 결심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유럽 여성들이 이슬람에 매혹되고 있는 것은 갈수록 세속화되는 유럽 사회에 실망해 정신적 안정을 갈망하기 때문. 3년 전 개종한 프랑스 여성 마리 팔로 씨는 “스스로에게 영적인 질문을 던졌지만 가톨릭은 답을 주지 못했다”며 “신에게 더 다가갈 것을 요구하는 이슬람은 단순하지만 경건하고 명확한 종교”라고 말했다. 자와드 박사는 “서구 사회의 도덕적 불확실성과 과도한 페미니즘에 불만을 가진 여성들이 이슬람교의 소속감, 보살핌, 가족 및 모성 중시 등의 가치에 끌리고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이달 초 이라크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벨기에 무슬림 여성 무리엘 드고크 씨의 영향으로 유럽 정보당국은 이슬람 개종 여성들의 테러 가능성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스웨덴 국방대의 테러전문가 망누스 란스토르프 씨는 “새 조직에서 자신의 존재가치를 증명하려는 개종자들의 경우 극단주의의 유혹에 빠져 들기 쉽다”며 “서구 여권을 갖고 있는 데다 여성이라 감시 대상에서 벗어나기 쉬워 테러조직의 포섭 대상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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