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축구장이 원래의 이름으로 돌아갔다.
그라츠 시 관계자들은 25일 밤 크리스마스 축제가 끝난 틈을 이용해 주민에게 사전 공지도 하지 않은 채 축구장에 거대한 금속 글자로 새겨진 슈워제네거의 이름을 뜯어냈다. 시 관계자는 “언론이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였다”고 말했다.
슈워제네거 주지사가 13일 사형수 스탠리 투키 윌리엄스의 감형 요청을 거부하고 형을 집행한 것이 발단이었다. 오스트리아 국민 대다수는 사형제를 야만적으로 보고 있다. 그라츠는 ‘인권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도시여서 비판여론이 더 높았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도 이에 질세라 “정 그렇다면 내 이름을 사용하지 말라”고 했다. 지크프리트 나글 그라츠 시장은 관광수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해 중재에 나섰으나 녹색당 출신 관리들과 시 의원들이 들고일어나 결국 간판을 뜯어내기에 이르렀다.
슈워제네거 주지사는 1947년 그라츠 인근의 탈이라는 마을에서 태어났으며 1968년 미국으로 이주해 1984년 귀화까지 했으나 지금도 오스트리아 시민권을 갖고 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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