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국채는 보통 만기가 길수록 인플레이션 등의 위험요소가 많아 단기채에 비해 금리가 높다. 때문에 은행들은 단기금리로 자금을 차입해 이를 장기금리로 대출해 영업을 해왔다. 따라서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하면 은행들은 대출에 신중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바로 시중자금 공급 축소로 이어지게 된다.
지난 30년 동안 금리 역전 현상이 나타난 뒤 경기침체가 뒤따르지 않았던 때는 1998년 단 한 차례뿐이다. 샌프란시스코 연방준비은행에 따르면 1970년 이후 발생한 6번의 경기침체에 앞서 모두 금리 역전 현상이 발생했다.
이날 나타난 금리 역전 현상은 곧바로 해소됐다. 그러나 과거 금리 역전 현상이 항상 경기후퇴를 불러왔다는 점 때문에 이날 뉴욕 증시에서 투자자들은 매물을 대거 쏟아냈다. 우량주 위주의 다우지수는 크리스마스 연휴 후 첫 거래인 이날 지난주 종가에 비해 105.50포인트(0.97%)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 인상 정책으로 단기금리는 큰 폭으로 올랐지만 그동안 장기금리는 거의 움직이지 않았기 때문에 나타난 현상”이라며 “금리 역전 현상이 투자자들을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일시적으로 나타난 금리 역전이 꼭 경기침체로 이어진다고 볼 수 없다는 반론도 많다. 고(高)유가에도 불구하고 아직 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지 않고 있는 데다가 미국 경제가 낮은 실업률과 함께 견실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경기후퇴를 거론하는 것은 무리라는 주장이다.
또 과거 장단기금리가 역전될 때에는 장단기금리가 모두 상승세를 보인 반면 이번에는 단기금리만 오름세를 보인 것도 과거와는 다르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금리 역전 현상은 과거 경기후퇴를 불러왔다는 ‘전력’ 때문에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호이싱턴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 레이시 헌트 부회장은 “금리 역전을 경기후퇴의 분명한 증거라고 단정할 수는 없지만 무시할 수 없는 중요한 지표인 것만은 분명하다”며 “장단기금리 추세는 중앙은행 통화정책을 반영한다는 점에서 주시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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