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사카(大阪) 조선고급학교는 2일 지바(千葉) 현 이치하라(市原) 린카이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2차전에서 제80회 대회 준우승팀인 기후(岐阜)공고를 3-0으로 대파했다.
승리의 순간 3000여 재일동포 응원단의 함성이 경기장을 가득 메웠다.
오사카조고는 이에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지바 현 가시와노하(柏の葉) 공원종합경기장에서 열린 제1차전에서 니시메(西目)고를 1-0으로 물리쳤다.
총련계 고교가 일본의 전국적인 축구대회에서 승리한 것은 공식 대회 참가가 인정된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일본 교육당국은 19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총련계 민족학교가 ‘각종 학교’라는 이유로 본선 참가를 허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교포 사회의 거센 출전 운동에 밀려 1996년부터 전국 단위 축구대회 출전을 허용했다.
2차전에서 오사카조고는 파상공세를 펼친 끝에 전반 26분 미드필더 양태웅 선수의 선제 결승골로 앞서갔다.
5분 뒤 포워드 양정성 선수가 추가골을 터뜨렸고 후반 21분 교체 출전한 포워드 박치선 선수의 쐐기골로 스무 번이나 대회에 출전한 기후공고를 충격의 늪에 빠뜨렸다.
세 골을 허용한 기후공고 골키퍼는 패배의 충격을 이기지 못하고 대기실로 돌아가다 팀 동료를 부둥켜안고 울먹이기까지 했다.
닛칸스포츠는 “오사카조고가 팀의 완성도나 체력적인 측면에서 기후공고를 압도했다”고 전했다.
강민식(35) 오사카조고 감독은 “‘첫 승리는 잊고 지금부터는 우리 스스로 새로운 전설을 만들어 나가자’고 선수들을 격려했다”고 말했다.
1차전에서 오사카조고 선수들은 전반을 0-0으로 끝냈으나 후반 1분 선제골을 빼앗았다.
오사카조고는 이후에도 공격과 수비에서 상대팀을 시종 압도해 역사적인 1-0 첫 승리를 지켜냈다.
오사카조고는 5년 전 전일본고교선수권대회에 처음 출전했지만 1차전에서 패배했다. 이번 대회 1차전 승리가 전국대회 사상 첫 총련계 고교의 승리로 기록된 것은 이 때문이다.
오사카조고는 3일 열리는 16강전에서 제82회 대회를 비롯해 여섯 차례나 우승을 거머쥔 나가사키(長崎)의 구니미(國見)고교와 맞붙는다.
한편 오사카조고의 이번 승리는 평양에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총련 기관지 조선신보 인터넷판이 이날 보도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