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는 이날 총리 관저에서 연두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과 중국이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이유로 정상회담을 거부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한 가지 문제가 자신들과 의견이 다르다고 해서 외교교섭을 하지 않는다든가, 정상회담을 열지 않는다든가 하는 것은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며 “일본은 언제든 대화에 응할 것이고 그 다음은 상대방이 어떻게 판단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 중-일, 한일 관계 개선은 이제 일본이 아니라 한국 중국 측의 양보에 달려 있다는 뜻이다.
한국 중국을 향한 고이즈미 내각의 새해 강성 기조는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의 인도 파키스탄 방문에서도 확인된다. 아소 외상은 4, 5일 인도와 파키스탄을 차례로 방문한다.
아소 외상이 새해 아시아 외교의 첫 방문국으로 인도를 선택한 것은 대(對)중국 포위망을 구축하려는 의도라고 도쿄(東京) 외교가는 분석하고 있다.
아소 외상은 인도에 양국 외교장관을 대표로 하는 ‘전략대화’의 신설과 국방담당 각료의 상호 정기방문을 제의할 계획이다. ‘전략대화’에서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공동 진출 추진과 동아시아공동체 구상, 아시아의 군사정세 파악 등 외교안보 전반에 관한 협력방안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요미우리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渡邊恒雄) 회장 겸 주필은 최근 아사히신문의 와카미야 요시부미(若宮啓文) 논설주간과 대담하면서 “군국주의를 부채질하고 예찬하는 전시품을 늘어놓은 박물관(류슈칸·전쟁기념관)을 야스쿠니신사가 경영하고 있다”며 “그런 곳에 총리가 참배하는 것은 이상하다”고 비판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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