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잠수함 증강 ‘물밑전쟁’

  • 입력 2006년 1월 6일 03시 04분


2020년경 한반도 주변 해역은 한국과 주변국들 간의 치열한 잠수함 전력 각축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을 비롯해 미국 중국 일본 등이 해양 국익보호와 군사전략적 목적으로 잠수함 전력의 대대적인 증강을 추진 중이기 때문이다.

특히 앞으로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해양관할권과 도서영유권, 해상교통로 확보를 둘러싼 첨예한 갈등이 예견됨에 따라 각국은 앞 다퉈 ‘은밀 타격’ 위력을 갖춘 잠수함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5일 군 당국과 군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현재 209급(1300t급) 잠수함 9척을 보유 중인 한국은 2007년 이후 214급(1800t급) 잠수함 3척을 실전배치한 뒤 2012년부터 2018년까지 총 6척의 214급 잠수함을 추가 도입할 계획이다. 209급과 214급은 잠수함 제작사인 독일 HDW가 붙인 모델명이다.

한국은 또 2010년부터 2022년까지 3조744억 원을 투입해 3500t급 차기 중잠수함(SSX) 3척을 독자 개발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이 같은 계획이 순조롭게 추진되면 2020년경 한국은 잠수함사령부를 창설해 총 18∼20척의 잠수함을 보유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로미오급 26척과 상어급 35척 등 61척의 잠수함을 보유한 북한은 수년 전부터 더 큰 규모의 재래식 잠수함을 러시아에서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8000t급의 핵잠수함을 포함해 1000t급 이상 잠수함 69척을 보유한 중국은 지난해 7월 사정거리 8000∼1만4000km의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 ‘쥐랑(巨浪)-2’ 16기를 장착할 수 있는 최신형 전략미사일 잠수함 1척을 진수해 연내 시험 운항할 계획이다. 중국은 또 매년 3척 이상의 재래식 디젤추진 잠수함을 건조하는 한편 러시아와 2002년 중형급 디젤추진 잠수함 8척의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군사 전문가들은 “중국의 잠수함 전력 증강은 항공모함이 주축인 미 태평양 함대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라며 “중국 잠수함은 한반도 전 해역을 작전 반경으로 삼아 부정기적으로 공해상에 자주 출몰하고 있다”고 말했다.

2500∼3600t급 잠수함 16척을 보유하고 있는 일본도 매년 1척씩 최신 기술이 집약된 신형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다. 군의 한 관계자는 “일본은 잠수함 전력의 70%를 동해안에 집중 배치하고 있으며 머지않은 시기에 잠수함 강국으로 부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70척 이상의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한 미국도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핵심 기지로 운용할 괌 기지에 핵잠수함을 추가 배치할 계획이다. 러시아의 경우 태평양 함대가 순항미사일 탑재 핵잠수함 18척을 포함해 50여 척의 잠수함을 실전배치해 놓고 있다.

윤상호 기자 ysh100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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