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차르트가 두뇌의 힘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주장은 1993년 과학전문지 ‘네이처’에 실린 논문에서 처음 제기됐다. 미 위스콘신대 프랜시스 라우셔 조교수는 논문에서 모차르트의 ‘두 대의 피아노를 위한 소타나 D장조’ 1악장을 들은 학생들이 공간추리력에서 좋은 성적을 냈다는 실험 결과를 소개했다.
이 연구는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아 모차르트 효과라는 말까지 만들어졌다. 과학과는 관련 없는 미국의 음악가인 돈 캠벨 씨는 재빨리 모차르트 효과란 제목으로 책 2권과 모차르트 음악 편집 CD 10여 장을 내놓아 큰돈을 벌었다.
라우셔 교수는 자신의 연구가 잘못 해석됐다고 주장한다. 그녀는 “모차르트 음악을 듣는다고 머리가 좋아진다고 말한 것은 아니다. 단지 모차르트 음악을 들으면 일시적, 제한적으로 공간추리력이 향상된다고 주장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캠벨 씨는 라우셔 교수와 학계의 비판에도 주눅이 들지 않는다. 그는 “우리가 그 효과를 증명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음악이 두뇌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는지 아무도 모른다”고 말했다.
왜 특별히 모차르트의 음악이어야 하는가. 바흐는 어떻고 베토벤, 쇼팽은 어떤가. 힌두교의 음악부터 파도 소리까지 많은 소리가 치료 효과가 있다는 얘기도 있다.
제라르 모르티에 파리 오페라 감독은 모차르트만이 진정효과를 주는 작곡가는 아니라고 보는 사람이다. 어떤 사람에게는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이, 또 어떤 사람에게는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적당할 수 있다는 것.
간질 전문의인 미 일리노이대 의대의 존 휴스 교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는 “모차르트 음악을 들은 간질환자 36명 중 29명이 발작의 빈도가 현저하게 떨어졌다”며 “다른 음악으로도 실험을 해 봤지만 모차르트 음악만큼 효과는 없었다”고 말했다.
타임은 “논란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 모차르트 음악이 사람을 똑똑하게 만든다는 주장이 엉터리라 하더라도 캠벨 씨가 25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랑받는 작곡가를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일을 돕는 것은 사실”이라고 결론지었다.
송평인 기자 pisong@donga.com
:모차르트 효과:
‘모차르트의 작품을 비롯한 고전음악이 단기적으로 시공간 지각력과 추리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론. 모차르트의 피아노 소나타를 들으면 일시적으로 지능지수가 8, 9 정도 올라가는 효과가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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