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9월 黨경선때 후계지명”…아베 지원 거듭 시사

  • 입력 2006년 1월 13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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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가 우파성향이 강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을 후계자로 ‘지명’할 뜻을 내비쳤다.

터키 이스탄불을 방문 중인 고이즈미 총리는 11일 동행기자들과 간담회를 갖고 9월 예정된 집권 자민당 총재 경선에서 투표 직전에 지지 후보를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임기 말까지 정치적 구심력을 잃지 않음으로써 레임덕을 방지하겠다는 계산이 깔려있는 발언이지만 사실상의 ‘후보 지명’을 뜻하기 때문에 여당 안에서 파문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고 일본 언론은 내다봤다.

고이즈미 총리는 바람직한 후계자 요건에 대해 “중의원 선거든 참의원 선거든, 새로운 총재 아래서 선거에 이길 수 있을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지만 국민적 인기 면에서 다른 후보들을 압도하고 있는 아베 장관을 밀겠다는 의사표시나 다름없는 이야기다.

이는 고이즈미 총리가 지난달 12일 아베 장관의 후보 출마를 독려하면서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는 인물이 선택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던 것과도 맥이 닿는다.

이날 간담회에서 고이즈미 총리가 “야스쿠니(靖國)신사 참배는 다른 사람이 이래라 저래라 할 문제가 아닌 정신의 자유, 마음의 문제”라고 다시 한번 강조한 것도 아베 장관을 두둔하는 듯한 인상이 짙다.

최근 출마를 선언한 야마사키 다쿠(山崎拓) 전 자민당 부총재가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를 선거 쟁점화해 아베 장관을 견제하려는 움직임을 본격화하고 있는 시점이기 때문이다.

아베 장관은 9일 TV시사프로그램에 출연해 “야스쿠니신사 참배 문제를 경선의 기본적 테마로 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한 바 있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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