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시사주간지 ‘포쿠스’는 프랑스와 독일이 세계 검색엔진 접속건수의 80% 이상을 장악한 구글과 야후에 도전할 새 검색엔진을 공동으로 개발했다고 최근호에서 소개했다. 이달 말 시험판으로 선보일 유럽형 검색엔진의 이름은 ‘콰에로(Quaero)’. ‘나는 찾아본다’는 뜻의 라틴어에서 따왔다.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도 최근 신년 정책 발표에서 “우리는 구글과 야후라는 미국 거인의 도전에 맞서야 한다”고 말해 유럽형 검색엔진의 출범이 임박했음을 시사했다.
포쿠스는 특히 콰에로 개발에 프랑스와 독일의 연구진과 자본이 협력하고 있다며 이 프로젝트를 ‘21세기형 에어버스 프로젝트’에 비유했다. 프랑스와 독일 등 유럽국가들은 1970년 여객기 제작사 ‘에어버스’를 설립해 세계 여객기 시장의 절반을 점유하며 미 보잉사의 단독 질주를 마감시켰다.
콰에로의 기능과 특징은 현재까지 비밀에 부쳐져 있지만 ‘초기 단계부터 구글과 야후를 압도하기 위한 놀랄 만한 기능을 선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무성하다. 최근 AP통신은 “콰에로가 구글이나 야후에 비해 동영상을 비롯한 멀티미디어 검색에 뛰어난 특징을 보일 것이며 휴대전화와 TV 등 컴퓨터 이외의 기기에서 사용하기도 편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콰에로 프로젝트에 참여한 기업은 프랑스 전력회사 톰슨, 프랑스 텔레콤, 도이체 텔레콤 등. 표면상 톰슨사가 주도하는 형태를 띠고 있지만 프랑스 기술혁신청(AII)이 개발의 실질적 중추 역할을 맡고 있다. 아헨기술대, 카를스루에대 등 독일 대학과 연구기관들도 개발 과정에 큰 역할을 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포쿠스는 특히 최근 거대 미디어 자본 베텔스만이 투자자로 참여한 점에 주목하며 “이는 콰에로가 상업적으로도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