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짱(西藏)자치구(티베트) 정부가 짱(藏)족의 고유한 장례 풍습인 천장의 존엄성을 유지하고 외지인들의 경시태도를 바로잡기 위해 관련 법규를 제정해 강력한 단속활동에 나섰다고 신화통신이 11일 보도했다.
자치구 정부가 10일 공포한 ‘천장관리규정’에 따르면 천장 의식(儀式)을 집단으로 에워싼 채 보거나 사진을 찍거나 녹화할 수 없다. 관광객이 가장 조심해야 할 규정이다.
천장이 진행되는 동안 청정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천장장 주위에서 사격을 하거나 토석 채취를 위한 폭파작업도 금지된다. 천장장 주변 공장은 조업이 잠시 중단된다.
천장장 주변에 폐수를 배출하거나 쓰레기를 버리는 것도 처벌 대상이다.
신문이나 잡지 인터넷에 천장과 관련된 글이나 사진을 올리거나 천장 장면을 방송하는 것도 일절 금지된다.
이처럼 티베트 정부가 강력한 조치를 취하게 된 데는 이유가 있다. 지난해 10월 칭짱(靑藏)철로가 개통돼 관광객을 비롯한 외지인들이 몰려오면서 티베트인이 신성시하는 천장에 대한 경시 풍조가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티베트인은 천장이 진행되는 동안 주변에서 금지사항을 어길 경우 사자(死者)가 승천할 수 없다고 굳게 믿고 있다. 티베트에는 1075곳의 천장장이 있다.
::천장이란?::
티베트에서 가장 보편적인 장례 방식으로 조장(鳥葬)으로도 불린다. 사람이 사망하면 먼저 3일간 집에 시신을 안치하고 라마 승려를 초청해 독경하는 등 천장 준비를 한다. 사망한 지 4일째 되는 날 천장사(天葬師)가 시신을 천장장(天葬場)으로 옮긴다. 3, 4명의 천장사가 칼과 도끼, 망치를 이용해 뼈와 살을 발라 분리한다. 나무와 야크 똥으로 불을 피워 독수리를 불러 모으면 독수리가 살점은 물론 잘게 부순 뼈까지 모두 먹어치운다. 두개골 등 남은 큰 뼈는 화장해 산자락에 뿌린다. 천장을 지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약 1시간. 티베트인은 천장을 해야만 사람이 승천(昇天)할 수 있고 후세에 부귀한 집안에 태어날 수 있다고 믿는다.
하종대 기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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