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스 장관이 18일 워싱턴 조지타운대 연설을 통해 밝힌 새로운 인사원칙은 앞으로 승진을 하려면 반드시 위험 지역에서 근무를 해야 하며 최소한 2개 지역에 대한 전문지식과 2개의 외국어를 유창하게 구사해야 한다는 것.
이 같은 인사원칙은 한국 외교통상부가 실시하고 있는 이른바 ‘온탕-냉탕 순환근무’ 원칙과 비슷하다. 이와 함께 복수 지역에 대한 전문성과 외국어 실력을 강조하고 있다. 라이스 장관은 중국어와 아랍어, 인도 이슬람교도들의 우르두어를 제3외국어의 예로 들기도 했다.
이런 원칙 아래 라이스 장관은 1차로 유럽과 워싱턴에서 근무하는 외교관 100명을 인도와 중국, 레바논으로 보낼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구 8200만 명의 독일과 10억 명의 인도에 같은 수의 외교관이 있는 것은 문제라는 것.
과거 국가적 파워 순위에 따른 인력 배치에서 벗어나 인구가 많고 사건이 많은 국가에 더 많은 인력을 보내겠다는 방침인 셈이다. 워싱턴포스트는 “향후 몇 년간 전체 6400명에 달하는 국무부 직원 중 3분의 1 정도가 새 인사원칙의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라이스 장관은 “전 세계에 우리 외교관이 나가 있지 않은 인구 100만 명 이상 도시가 200개나 된다”며 ‘1인 공관’ 확대 방침도 밝혔다. 요새처럼 바리케이드가 쳐진 미국 공관에서 벗어나 외교관들을 길거리 현장으로 보내겠다는 것.
이와 함께 라이스 장관은 19일 미국 해외원조기구인 국제개발처(USAID)를 부장관급 기구로 격상시키고 국무부와 긴밀한 협조체제를 갖추는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새로운 국무부 인사원칙과 USAID 개편으로 라이스 장관이 기회 있을 때마다 강조해 온 ‘탈바꿈 외교’를 구체화한 것.
라이스 장관은 “단순히 사안을 보고하는 외교가 아니라 세계적으로 민주국가를 육성하기 위해 영향을 미치는 외교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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