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 문제=고이즈미 총리는 20일 정기국회 시정연설에서 지난달 내린 미국산 쇠고기 수입 재개 결정이 과학적 검토를 거친 안전한 조치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연설이 끝난 지 불과 5시간 뒤 이 말을 뒤집어야 했다.
미국산 수입 쇠고기에서 광우병(BSE) 병원체가 축적되기 쉬운 위험부위인 등골뼈가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야당은 고이즈미 총리의 직접 책임론을 주장하고 있다. ‘시기상조’라는 지적이 많았는데도 고이즈미 정부가 친미 외교노선의 연장선에서 성급하게 수입 재개 결정을 내렸다는 것이다.
위험부위가 검출된 뒤 고이즈미 총리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해 일부 실무진의 ‘부분 조치’ 건의를 물리치고 ‘전면 수입금지’라는 강경수단을 택한 것은 책임론을 떨쳐내려는 정치적 과잉반응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
![]() |
▽라이브도어 주가조작사건=핵심측근이 자살하거나 검찰에 줄줄이 소환되는 가운데, 분식회계를 호리에 다카후미(堀江貴文) 라이브도어 사장이 직접 지시했다는 보도가 줄을 잇고 있다.
지난해 총선에서 우정민영화 반대파를 떨어뜨리기 위해 호리에 사장과 연합전선을 편 고이즈미 총리는 “선거지원과 이 사건은 별개”라며 책임론을 일축했으나 야당은 계속 물고 늘어질 태세다.
고이즈미 총리의 ‘예스맨’으로 통하는 다케베 쓰토무(武部勤) 자민당 간사장도 호리에 사장과의 우호적 대담 기사가 이 회사 주주소식지에 실린 사실이 밝혀져 당시 주가 띄우기에 한몫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내진설계 위조사건=지진에 쉽게 무너질 위험이 있는 건축물을 정상인 것처럼 설계도를 위조해 분양한 사건이 3개월째 일본열도를 흔들고 있다. 최근 관심의 초점은 정경유착 여부.
의혹의 당사자 중 하나인 판매회사 ‘휴저’의 오지마 스스무(小嶋進) 사장은 17일 국회에서 “아베 장관의 정책비서와 만나 (사건 처리에 대해) 상담한 사실이 있다”고 증언해 파문을 일으켰다. 아베 장관은 모르는 일이라고 부인했지만, 오지마 사장이 고이즈미 총리와 아베 장관이 속한 자민당 내 최대파벌인 모리파를 적극 후원해온 사실이 드러나 의혹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모리파인 이토 고스케(伊藤公介) 전 국토청 장관은 사건 초기 오지마 사장과 함께 국토교통성 간부를 직접 찾아간 사실도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도쿄=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