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미군 붕괴위기?

  • 입력 2006년 1월 26일 17시 18분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미군이 와해 위기를 맞고 있다."

미국 국방성의 의뢰로 작성된 중동 정세 분석 문건이 미국인들을 충격에 빠뜨렸다고 뉴욕타임스와 USA투데이가 25일 보도했다.

문제의 문건은 국방성이 전직 정보장교이자 군사 정세 분석가인 앤드류 크레피네비치 씨에게 의뢰해 작성한 136쪽의 분석 보고서. 이 문건에서 크레피네비치 씨는 두 나라에 주둔중인 미군이 저항세력의 잦은 공세 등에 따라 임무를 온전히 수행할 수 없는 지경이라며 '와해(breaking)' '붕괴(collapse)' 등의 강한 어휘를 사용해 미군이 위기에 빠져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중동 파견을 위한 신병 모집도 한계에 부딪쳐 새로운 인력의 충원이 어려워졌기 때문에 이 지역 주둔 미군의 피로도가 감당할 수 없이 증가하고 있다"고 말했다.

크레피네비치 씨는 미군이 바그다드에 입성한 2003년 이후 줄곧 "미군의 이라크 점령은 전 지역 평정이 아닌 점과 선을 잇는 부분 평정에 불과할 것"이라며 "미군은 전면 평정 대신 안전구역(Safety Zone)을 넓혀가는 전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이에 대해 문건 의뢰 당사자격인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25일 "미군은 결코 지쳐있지 않다"며 진화에 나섰다. 그는 "동원 가능한 미군의 수는 200만 명이 넘으며, 이중 이라크에 파견된 군대는 13만8000명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럼즈펠드 장관은 전투능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육군을 3500~4000명 규모의 여단 단위로 재편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전체 기동가능한 부대의 75% 정도가 항상 위기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미 육군의 루이스 분 대변인도 "크레피네비치 씨의 보고서는 현 상태를 극단적으로 상정한 것일 뿐"이라며 문건의 의미를 축소했다.

유윤종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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