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1월 20일 집권 2기 취임사에서 공언한 ‘전 세계 민주주의 확산 정책’의 1년 성적을 워싱턴포스트는 25일 이렇게 평가했다.
이 신문은 “부시 대통령의 외교정책이 지정학적인 현실이나 다른 정치적 목표들과 충돌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자유의 신장에 상당한 성공을 거뒀지만 다른 지역에서는 원칙을 적용하는 데 일관성이 없었다”고 지적했다.
미국은 이라크에 힘을 집중하는 가운데 대결로 인해 치러야 할 대가가 미미한 벨로루시, 미얀마, 짐바브웨에 대해선 압력을 강화했지만 전략적, 경제적으로 미국에 중요한 중국, 파키스탄, 러시아를 비롯한 일부 나라들은 신중하게 다뤄 왔다는 것.
팔레스타인 총선에서 과격 이슬람 단체인 하마스의 집권을 막기 위해 비밀자금을 지원한 반면 지난해 이집트 대선에서의 선거부정 및 야당 지도자 투옥에 대해서는 미온적으로 대처한 게 대표적인 사례로 제시됐다.
미국이 키르기스스탄의 민주주의 단체들에 자금을 지원하고 야당신문 발행을 도우며 행동에 나선 데 대한 평가는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이 신문은 부시 행정부가 중국과 러시아에 대해서는 공개적인 비난보다 사적인 대화를 통한 우호적인 충고를 선호했다면서 북한에 대해서는 인권특사를 임명한 것을 특기할 만한 조치로 꼽았다.
인권단체들의 평가도 다소 엇갈렸다. 인권단체인 프리덤하우스는 “1972년 세계 각국의 정치 자유와 시민 자유를 평가한 이래 지난해는 가장 성공적인 해의 하나였다”면서 부시 행정부의 공로를 인정했다. 물론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단서를 달았다.
그러나 인권단체인 휴먼 라이츠 워치는 부시 행정부의 테러 용의자에 대한 고문 논란이 자유 확산 원칙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고 비판했다.
워싱턴=권순택 특파원 maypol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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