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인스 워드. 6일(한국 시간) 열린 NFL 제40회 슈퍼볼에서 우승컵과 최고 영예인 최우수선수(MVP) 트로피를 품에 안은 이 한국계 미국인은 이제 세계적인 슈퍼스타로 우뚝 섰다.
워드는 7일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내가 리시버가 되기에는 키가 너무 작고 속도가 느리다는 얘기를 수없이 들었다”며 “반드시 내가 실패하길 바라는 사람들이 틀렸다는 것을 증명하려고 나는 하루도 훈련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날 인터뷰 중 NFL 직원이 “더는 질문을 받지 않겠다”고 말한 뒤에도 워드는 인터뷰를 멈추지 않았다. 할 말이 많은 듯했다.
워드는 이번 시즌 역시 무척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시즌 초 워드는 장기계약 연장을 기대했지만 정작 소속팀 피츠버그에서는 관심을 보이지 않았다. 실망해 15일간 연습에 불참한 워드에게 빌 코허 피츠버그 감독은 “너는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라며 설득했다.
워드는 “마치 아버지와 아들의 대화 같았다. 나는 감독님께 ‘훈련에 복귀하겠다. 슈퍼볼을 따러 가자’고 말했다”고 고백했다.
그때의 다짐대로 슈퍼볼은 물론 MVP까지 따낸 워드는 각종 행사에 참석하느라 몸이 둘이라도 모자랄 지경이다.
월트디즈니는 7일 바로 워드가 등장하는 광고를 홈페이지에 올리고 방송을 시작했다.
피츠버그는 5번째 우승컵을 맞이하느라 도시 전체가 축제 분위기로 들떠 있다. 피츠버그 시내에서 8일 0시에 시작하는 퍼레이드에는 20여만 명의 시민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현지 언론이 보도했다. 인구 33만여 명인 피츠버그 시민 중 3분의 2가 ‘스틸러스’를 환영하기 위해 나가는 것.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누리꾼들 “한국 명예시민증 주자”…팬클럽 속속 생겨
한국계 NFL 선수인 하인스 워드의 쾌거와 어머니를 향한 애틋한 사연이 보도되면서 사이버 공간에서 워드 열풍이 불고 있다.
7일 네이버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하인스 워드’는 오랫동안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워드를 응원하는 클럽이 속속 생겼고 누리꾼들은 자신의 블로그나 미니홈피에 워드의 사연을 퍼나르며 미국 영웅이 된 그를 높게 평가했다.
국내 항공사들은 4월 입국할 예정인 워드에게 무료 항공권을 제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다음의 토론방인 ‘아고라’에는 그에게 한국 명예 시민증을 주어야 한다는 의견이 올라왔다.
ID ‘쾌걸조로’는 “멋지게 성공해서 어머니와 한국에 가고 싶다고 말하는 그는 분명한 한국인”이라며 “한인사회의 희망이 되고 싶다는 그를 명예 한국인으로 인정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낯선 땅에서 워드를 훌륭히 키운 그의 어머니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ID ‘밀현곰팅’은 자신이 소속된 카페에서 “워드의 어머니야말로 진정한 한국의 어머니상”이라고 평가했다.
자신을 미국에 사는 교포라고 소개한 ID ‘teaspoon’은 “하인스 워드가 한국에 살았더라면 혼혈에 대한 차별 때문에 성공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동정민 기자 ditt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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