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사태가 유혈 충돌로 확대되자 서방권은 물론 아랍권 지도자들도 자제를 촉구하고 나섰다.
덴마크의 아네르스 포그 라스무센 총리는 7일 이번 사태를 ‘전 세계적 위기’라고 규정한 뒤 이슬람권에 폭력을 자제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이번 사태가 극단주의자들에 의해 이용되고 있다”며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이 6일 폭력 시위를 반대하며 덴마크에 지지를 표명한 데 이어 7일에는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이 라스무센 총리에게 전화를 걸어 ‘연대와 지지’의 뜻을 밝혔다.
유럽연합(EU)은 이날 이란에 대해 “덴마크와의 통상 계약을 취소하거나 덴마크 제품 불매 운동을 벌이는 것은 EU와 이란 사이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는 이날 의회 연설에서 “이번 만평은 이슬람 세계의 폭력성을 유발하려는 도발이자 함정”이라며 “이슬람 세계는 이 함정에 빠져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자제 촉구에도 불구하고 이날 중동 이외에 니제르, 나이지리아,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와 아프리카 지역에서도 시위가 확산됐다.
미국에서도 필라델피아 인콰이어러가 최근 이 만평을 게재한 것으로 확인돼 이슬람교도 수십 명이 시위를 벌이는 등 시위 확대 조짐도 있다.
영국에서는 웨일스의 카디프대학이 문제의 만평을 실은 신문을 배포했다가 회수하는 소동이 벌어졌으며 자살폭탄 테러범 차림으로 시위에 참가했던 한 아랍계 청년이 경찰에 체포되기도 했다.
한편 터키의 한 TV방송은 가톨릭 신부를 살해한 혐의로 체포된 소년이 “만평에 화가 나서 범행을 저질렀다고 자백했다”고 보도했으나 당국의 공식 발표는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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