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플라스마 디스플레이 패널(PDP) 제조업체들이 ‘대반격’을 시작했다.
마쓰시타전기, FHP 등 일본 PDP업체들의 2002∼2003년 세계시장 점유율은 65% 선으로 한국의 두 배 수준이었다. 하지만 2004년 들어 격차가 급격히 줄어들다가 같은 해 4분기(10∼12월) 한국에 역전을 허용하고는 지금은 10% 안팎으로 뒤지고 있다.
일본 기업들은 지난해부터 신규 생산라인과 연구개발(R&D)에 적극 투자하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일본 PDP업계 반격에 나서다
시장조사기관 디스플레이서치는 지난해 4분기 세계 PDP 시장에서 마쓰시타전기가 28%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고 최근 발표했다. 이어 삼성SDI(26.7%) LG전자(25.6%) 순.
일본 업체가 한국 업체를 제치고 분기 1위를 차지한 것은 2004년 2분기(4∼6월)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4분기 마쓰시타가 월 12만5000장을 생산하는 신규 라인을 가동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회사는 올 상반기(1∼6월)에도 비슷한 규모의 신규 라인을 추가로 만들기로 했다.
FHP도 월 10만 장 수준인 생산능력을 올해 안에 월 30만 장으로 늘릴 계획이다. 시장점유율 5위권인 일본 파이오니아도 추가 시설투자를 준비 중이다.
PDP 업계에서는 일본 업체들의 물량 공세가 앞으로 1∼2년은 계속 효과를 볼 것으로 전망한다. 특히 올해는 6월 독일 월드컵 등 대형 디지털TV 수요가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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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업, “선두를 지켜라”
2년 가까이 세계 1, 2위를 지켜온 삼성SDI와 LG전자는 일본 PDP업계의 공격이 본격화되자 선두를 되찾아오기 위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LG전자는 월 31만 장인 생산능력을 올해 55만 장, 내년엔 73만 장까지 늘릴 계획이다. 삼성SDI도 월 25만 장에서 36만 장(올해), 56만 장(내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두 회사는 예정된 투자 계획을 다소 앞당기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특히 삼성SDI에선 PDP 공급부족 현상이 계속되고 있어 생산라인에 대한 조기 투자가 필요하다는 견해도 나온다.
하지만 단순히 생산량을 늘리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많다. 오히려 R&D 투자에 집중해 화질 등 성능이 뛰어난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고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는 것.
LG전자가 고선명(HD)급과 50인치 이상 디지털TV용 대형 패널 생산 비중을 늘리는 데 힘쓰고 있는 것도 수익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이다.
제조 원가를 줄이기 위한 투자 역시 수익성 올리기와 뗄 수 없는 관계를 갖고 있어 꾸준한 관심이 필요하다.
LG전자 PDP사업부 강노상 부장은 “앞으로 1∼2년은 PDP 수요와 공급이 함께 늘어나면서 시장규모가 커질 것”이라며 “이제는 수익성이 큰 제품을 만들어 브랜드를 차별화해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록 기자 myzod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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