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D의 종언, 미국 일방핵우위 시대 도래

  • 입력 2006년 2월 28일 16시 33분


과거 핵전쟁에 대한 억제력으로 작용한 것은 '상호 확증 파괴전략'(MAD·mutual assured destruction)이었다. 핵 공격 시 상대방이 남겨진 핵무기로 반격해올 가능성이 있어 누구도 핵무기를 먼저 사용하지 못한다는 내용.

이러한 'MAD'가 종언을 고하고 미국의 일방적인 핵전력 우위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고 키어 리버 노트르담대 교수와 대릴 프레스 펜실베이니아대 교수가 지난달 27일 발매된 미 외교안보 전문잡지 포린 어페어스 3,4월호에 공동 기고한 글에서 분석했다.

MAD의 종언은 미국의 핵전력이 그동안 줄곧 강화된 반면 러시아의 핵전력은 쇠퇴를 걸어왔고, 중국의 핵전력도 답보 상태이기 때문. 이에 따라 50년 만에 처음으로 미국이 다른 나라의 핵전력을 선제공격으로 무력화시킬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미국은 잠수함에서 발사되는 탄도미사일의 정확도를 크게 개선했다. 또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 잠수함을 집중적으로 태평양에 배치해 중국 근거리에 접근시키는 한편 러시아의 조기경보 레이다망을 피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장거리 폭격기 B-2에 탑재된 핵 크루즈 미사일은 러시아와 중국의 방공망에 포착되지 않는다.

반면 러시아 핵전력의 경우 과거 소련 시절에 비해 장거리 폭격기는 39%, 탄도미사일 탑재 원자력잠수함은 80%, 대륙간탄도미사일은 58% 가량 약화됐다. 게다가 정비소홀 등으로 실제 전력은 수치상의 전력보다 더 떨어진다. 2004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이뤄진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이 모두 실패로 끝난 바 있다. 지난해에도 비슷한 발사 시험이 모두 실패했다.

이 때문에 미국의 핵 공격이 70% 가량의 정확도만 유지해도 러시아의 핵무기 시설을 대부분 초토화할 수 있다는 것.

중국의 핵전력은 러시아보다 더 떨어지기 때문에 중국이 설령 미국의 핵 공격에 대비하고 있어도 미국이 중국 핵전력을 괴멸시키는 것은 식은 죽 먹기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같은 미국의 일방적인 핵전력 우위에 대해 미국 국내 시각은 정치성향에 따라 엇갈리고 있다.

매파들은 미국이 '선의의 강대국'인 만큼 핵전력의 압도적인 우위가 국제관계상 효과적인 지렛대로 사용될 수 있다고 환영한다. 예를 들어 중국이 미국의 핵전력을 의식해 대만문제에 관해 좀 더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는 것.

반면 비둘기파들은 국제문제에서 미국의 일방주의가 갈수록 심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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