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0년 도미노피자를 창업해 미국 제2의 피자 체인으로 키운 토머스 모너건(68·사진) 씨는 지난달 초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서북쪽으로 144km 떨어진 농장지역에 4억 달러(약 3880억 원)를 들여 가톨릭 도시 ‘아베 마리아’ 건설에 들어갔다고 폭스뉴스가 28일 보도했다.
인구 3만 명 규모로 2007년 완공 예정인 이 도시의 중앙에는 30m 높이의 가톨릭 성당이 들어서고 최근 40년 만에 처음으로 가톨릭 대학이 건설된다.
이곳에 사는 주민들은 가톨릭 교리에 따라 낙태와 피임 등 반가톨릭적인 행위가 금지된다. 케이블TV는 음란한 성인영화를 방영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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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8년 도미노피자를 10억 달러(약 9700억 원)에 처분한 모너건 씨는 한동안 골동품 명품차 요트 수집에 몰두했다. 하지만 1941년 크리스마스이브에 아버지가 숨지면서 수녀의 손에 길러진 그는 15년 전 ‘나니아 연대기’의 저자인 C S 루이스가 쓴 책 ‘순전한 기독교’를 읽고 인생관을 바꿨다. 수백만 달러씩을 쏟아 부어 가톨릭계 라디오방송국과 초등학교를 세우기 시작한 것.
플로리다 주 당국은 “침체해 있던 도시에 뜻밖의 행운”이라면서 모너건 씨의 ‘가톨릭 지상천국’ 건설을 환영하는 분위기다. 특히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동생 젭 부시 주지사는 지난달 초 새 가톨릭대 착공식에 직접 참석해 적극적인 환영의 뜻을 표했다.
하지만 종교도시 건설에 대한 반발도 적지 않다.
시민자유연맹을 비롯한 미 시민단체들은 가톨릭 도시 건설이 종교의 자유 등 인권을 침해한다고 항의하면서 “새 도시가 가톨릭 교리를 강제할 경우 소송을 내겠다”고 공언했다. 환경론자들은 새 도시가 멸종위기에 처한 퓨마의 서식지를 제한할 것이라고 불평을 터뜨렸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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