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에서 몰려든 시위대는 여성 국왕을 인정하는 내용의 정부 측 ‘황실전범 개정안’이 부활할 가능성이 있다고 비난했다.
전직 최고 재판소(대법원) 판사 출신으로 시위를 주도한 미요시 도루는 “황실전범 개정안은 국가의 역사와 전통을 무시함으로써 새로운 나라를 건설하려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의 생각이 파괴주의 사상과 공통점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난했다.
미요시는 또 아키히토(明仁) 일왕의 차남인 아키시노노미야(秋篠宮·40)의 아내 기코(紀子·39)가 셋째 아이를 임신한 사실이 알려진 지난달 이후 황실전범 개정에 대한 반대 여론이 급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시위에 참가한 주부 하라 아야 씨도 “(남녀) 평등은 좋지만 전통에 관한 한 모든 것을 평등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부계 국왕 전통을 보호하기 위해 여기에 왔다”고 말했다.
한편 9월 출산 예정인 기코 왕자비가 아들을 낳을 경우 현재의 왕세자와 차남에 이어 국왕 승계 순위 3위에 오른다. 3월에 황실전범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었던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는 지난달 기코 왕자비의 임신 사실이 알려진 이후 개정안의 의회 제출 계획을 전격 보류했다.
이호갑 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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