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인권보고서 “한국, 여성-노인차별 성행”

  • 입력 2006년 3월 10일 03시 11분


미국 국무부는 8일 발표한 ‘2005년 인권보고서’에서 한국의 성차별, 가정폭력, 인신매매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했다. 또 북한을 ‘인권 상황이 가장 열악한 국가’로 지목했다.

인권보고서는 한국 여성 근로자의 급여 수준이 남성의 63%밖에 되지 않고, 50세 이상 고령자의 취업 기회가 젊은이들에 비해 33.7% 수준밖에 되지 않는다고 지적하면서 성과 나이에 따른 차별이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또 성매매가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으며 국제 여성 인신매매의 주요 거점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8000명에 이르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에이즈) 환자들도 사회적 차별을 받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권보고서는 혈통주의 원칙 때문에 외국인이 까다로운 귀화 절차를 통과하지 못해 여전히 ‘외국인’으로 남아 있는 문제점을 지적했다. 최근 난민 신청을 한 외국인은 크게 늘었지만 “한국 정부는 관례적으로 난민 지위를 잘 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북한과 관련해 “체계적으로 억압적인 정권은 주민 생활의 거의 모든 면을 통제하고 있다”면서 “국제구호단체들의 북한 내 활동이 대폭 축소되면서 더욱 심한 고립에 빠져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인권보고서는 정치범 15만∼20만 명이 강제수용소에 수용돼 있으며 북한 당국이 최근 수용소를 종래의 20여 개에서 10개 미만으로 줄였지만 수용 인원이 줄어든 것은 아닌 듯하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북한을 중국, 미얀마, 이란, 짐바브웨, 쿠바와 함께 ‘가장 조직적인 인권침해국’으로 지정했다.

중국에 대해서는 “반체제 인사들을 괴롭히거나 억류, 수감하는 사례가 더 늘어났다”면서 “중국 정부의 인권기록은 여전히 열악하며 출판 방송 인터넷이 통제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은 “이번 인권보고서가 각국의 정부 단체 언론이 인권 문제를 제대로 다루도록 만들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중국은 미국의 인권보고서에 대항해 미국의 인권 상황을 혹평하는 인권기록을 9일 발표했다. 중국 국무원이 발표한 ‘2005년 미국의 인권기록’은 미국 국민이 폭력 범죄로부터 안전하지 못하며 감시, 통제, 불법 감금이 수시로 자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인권보고서의 한국 인권 실태 언급 내용
가정폭력여성들이 사회적 시선 때문에 이혼을 꺼린다
성폭행성폭행범에 대한 법적 제재가 너무 가볍다
성매매중국, 동남아 성매매 관광이 성행하고 있다
인신매매국제 인신매매의 발생지 겸 중간 기착지이자 종착지
인종차별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차별대우 심각
장애인차별총노동인구에서 장애인 비율이 1%도 안 된다
에이즈대책환자들이 차별과 고립에 시달리고 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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