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회의를 취재하다 보면 자주 듣는 발언이다. 전 세계 191개국이 모인 유엔에서는 이처럼 동시 통역서비스가 없으면 회의 자체가 진행될 수 없다. 또 유엔에서 발간되는 모든 문서와 서류도 영어, 프랑스어, 중국어, 아랍어, 러시아어, 스페인어 등 6개 언어로 작성돼 인쇄된다.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이 7일 유엔 개혁방안을 발표하면서 “일부 서비스를 인건비 및 물가가 비싼 뉴욕에서 인건비가 저렴한 국가로 아웃소싱하겠다”고 밝혔다.
이제 유엔도 기업들의 아웃소싱 대열에 합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날 아난 총장이 밝힌 아웃소싱 대상 업무는 문서번역 및 인쇄. 현재 유엔에서 통역 및 번역 그리고 문서인쇄에 들어가는 비용은 연간 5억 달러(약 5000억 원)에 이른다.
아난 총장은 회계업무를 인도에 아웃소싱한 뒤 비용을 크게 줄인 세계은행 사례를 성공사례로 인용하기도 했다. 문서 번역 및 인쇄 서비스를 인건비가 싼 인도 등으로 아웃소싱할 경우 연간 비용 3500만 달러를 줄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EU)은 유엔 업무 아웃소싱 방침에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벌써부터 유엔직원 노조를 중심으로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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