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원 얼굴보는게 최고”…포천誌 ‘거물들 업무스타일’ 소개

  • 입력 2006년 3월 14일 03시 04분


“휴먼 터치가 중요하다(Human Touch Matters).”

세계 정치 경제 문화계를 대표하는 거물들이 강조하는 성공 비결이다. 하루에도 수십 가지 주요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이들이지만 의외로 인간관계에 공을 들인다. e메일, 휴대전화 같은 문명의 이기(利器)에 의지하기보다는 직접 상대방과 얼굴을 보며 얘기한다. 인간성이 삭막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 요가를 하고 명상의 시간을 갖는 것도 새로운 조류다. 미국 경영전문지 포천이 최근호(13일자)에서 제시한 명사 10인의 ‘휴먼 터치형’ 업무방식을 소개한다.

세계적인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행크 폴슨 회장은 지금까지 한 번도 e메일을 사용해 본 적이 없다. 일부러 배우지 않았다. 대신 그는 업무 처리를 위해 하루 200통씩 전화를 건다. e메일이 효율적이기는 하지만 그만큼 대화의 기회를 줄여 버린다는 것이 그의 지론이다. 존 매케인 미국 상원의원,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회장, 윈턴 마살리스 미국 링컨센터 음악감독도 비슷한 이유로 e메일을 멀리한다.

마리사 메이어 구글 부사장은 매일 오후 1시간 30분 동안 사무실을 완전 개방한다. 대기표에 서명만 하면 누구라도 그를 만날 수 있다. e메일, 전화가 아무리 편리해도 대인 접촉만큼 조직 신뢰도를 높일 수 없다는 믿음 때문이다.

앨런 라플리 P&G 회장의 업무방식도 독특하다. 그는 1시간 열심히 일한 뒤 15분 동안 사무실을 돌며 직원들과 잡담하는 원칙을 지킨다. 또 집무실 소파는 분홍 일색이다. 회장 집무실이 주는 위압감을 없애고 직원들이 편하게 들를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배려다.

금융회사 핌코의 최고투자담당자인 빌 그로스 씨는 아예 휴대전화가 없다. 대신 그는 하루 1시간 30분씩 요가를 한다. 라플리 P&G 회장도 30분씩 명상의 시간을 갖는다. 뉴욕의 유명 여성 디자이너 베라 왕 씨는 대낮에도 몇 시간씩 침대에서 머물며 업무를 본다. 그들은 “에너지 충전을 위한 시간은 아깝지 않다”고 강조한다.

카를로스 곤 르노, 닛산 최고경영자(CEO)는 자동차회사 2개를 동시에 경영하느라 눈코 뜰 새가 없지만 집에 일거리를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 하퍼 콜린스 출판사의 CEO인 제인 프리드먼 씨도 마찬가지다. 업무에 파묻히면 오히려 객관적인 결정 능력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포천지는 “성공한 명사일수록 정보에 묻혀 살기보다는 필요한 정보를 선별적으로 가려내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보기기를 과신하지 말라는 것. 라플리 회장은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려면 정보의 홍수로부터 벗어나라”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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