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7월 우주선 ‘딥 임팩트’와 충돌한 템펠1 혜성의 바깥층이 최소 7겹으로 구성돼 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러한 연구 결과는 최근 미국 텍사스 주 휴스턴에서 열린 ‘위성·행성 천문과학회의’에서 공개됐다.
회의에 참가한 미 항공우주국(NASA)의 마이크 벨턴 연구원에 따르면 이처럼 여러 층이 생긴 것은 혜성이 태양계의 외곽에서 생성돼 궤도를 돌면서 여러 다른 성분을 끌어당겼기 때문.
처음에는 태양계 외곽의 미(微)혜성체(Cometesimal)가 서로를 끌어당겨 이 혜성을 탄생시켰고, 이어 이 혜성이 태양의 중력에 이끌려 타원 궤도를 돌면서 태양계 안팎에서 상이한 종류의 물질들을 끌어들이며 커진 것으로 밝혀졌다.
‘딥 임팩트’ 계획에 참가한 과학자들은 혜성이 최소 2개 이상의 층 구조를 갖고 있을 것으로 전망해 왔다.
또 혜성의 얼음물질이 태양열로 인해 기체로 승화돼 우주공간에 방출되는 ‘가스방출’ 현상이 혜성의 표면에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예전에는 표면 밑의 40∼50m 지점에서 가스가 뿜어져 나오는 것으로 예측했지만 충돌 실험 당시의 온도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표면에서 불과 5∼20cm 아래에 있는 얼음물질이 가스로 방출되는 것이 확인됐다는 것.
BBC뉴스 인터넷판은 “딥 임팩트 실험 당시 충돌체가 보내 온 데이터와 사진 자료를 좀 더 분석하면 이 혜성의 여러 층이 담고 있는 태양계 내외곽 구조의 정보를 더 정밀하게 밝혀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우주선 ‘딥 임팩트’는 지난해 1월 미 플로리다 주 케이프커내버럴에서 발사돼 1억3400km를 항해한 끝에 370kg의 충돌체를 7월 4일 템펠1 혜성과 충돌시켰다.
충돌 당시 템펠1은 긴 쪽 길이가 14km, 짧은 쪽이 4km로 울퉁불퉁한 감자 모양이었으며 충돌과 함께 깊이 9m, 지름 100m의 축구장만 한 구덩이가 파이고 무수한 파편과 먼지가 우주로 뿜어져 나왔다. 충돌 직후 모선(母船)이 혜성의 사진과 온도, 화학성분 등의 데이터를 지구로 송신했다.
NASA 과학자들은 앞서 2월까지의 데이터 분석 결과 이 혜성 표면에서 물 성분의 얼음이 발견됐다며 지구 생명체의 기원인 물이 혜성에서 왔을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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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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