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NHK “정치권 외압 거부한다”… ‘新방송지침’ 추진

  • 입력 2006년 3월 30일 03시 04분


일본 공영방송 NHK가 방송 제작의 자율성과 정치권의 외압 배제를 명시한 ‘신(新)방송 지침’을 마련 중이라고 도쿄신문이 29일 보도했다.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신뢰 저하가 시청료 납부 거부사태로 이어졌다는 반성에 따른 것으로 해석된다.

이 지침은 “NHK의 예산과 사업계획이 국회의 승인을 받더라도 방송 제작의 자주성과 자율성은 견지해 나가겠다”며 프로그램 제작을 비롯한 업무 전반에서 정치권의 외압을 배제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본이 전쟁 등에 휘말리는 유사시에도 ‘스스로의 편집 판단으로 취재방송에 임한다’는 방침을 천명했다. NHK 관계자는 “유사시라도 정부 측의 발표를 일방적으로 보도하는 것이 아니라 주체적인 보도를 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NHK가 이 같은 지침을 마련하기로 한 것은 아사히신문이 지난해 1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다룬 프로그램 내용이 아베 신조(安倍晉三) 관방장관 등 자민당 실력자들의 압력으로 바뀌었다고 보도해 외압 논란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NHK 측은 “정치권 개입으로 프로그램 내용을 바꾼 게 아니다”고 해명했지만 공영방송의 독립성 훼손을 우려하는 여론이 높았다. NHK가 ‘정치권과의 거리두기’를 선언한 것은 시청자들의 의혹을 불식시킬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도쿄신문은 전했다.

도쿄=박원재 특파원 parkw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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