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신 泰총리 전격 사임

  • 입력 2006년 4월 5일 03시 27분


탈세 및 권력 남용 혐의를 받고 있는 탁신 친나왓 태국 총리(사진)가 4일 전격적으로 사임을 발표했다.

탁신 총리는 이날 저녁 긴급 TV회견에서 “30일 내 의회가 개원하면 총리직에서 물러나겠다”면서 “후임이 결정될 때까지 정부 수반으로 남아 있겠다”고 말했다.

그의 사임 발표는 방콕 인근 클라이캉원 왕궁에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을 알현한 직후 이뤄졌다. 탁신 총리는 “국왕에 대한 존경으로 사임을 결심했다”면서 “사임을 계기로 국가적인 화해가 이뤄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그는 의원직과 자신이 이끄는 ‘타이 락 타이(TRT)’당 당수직은 계속 유지할 뜻을 내비쳤다.

그는 후임자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야당 지도자들은 “우리가 승리했다”며 환호했다.

TRT당은 2일 실시된 총선에서 57%의 득표율을 얻는 데 성공했으나 방콕 등지에서 기권표가 쏟아지면서 사퇴 압력이 고조돼 왔다.

탁신 총리는 3일 전직 총리와 대법원장, 국회의장 각 3명씩 9명으로 이뤄진 ‘국가화해위원회’가 요구할 경우 물러나겠다는 ‘조건부 사임’ 의사를 밝혔으나 이번 총선에 불참한 3개 야당이 대규모 집회 강행 의사를 밝히자 하루 만에 전격 사임으로 돌아섰다.

올해 2월 탁신 총리가 의회를 해산하고 조기 총선을 발표한 뒤 태국에서는 연일 수십만 명이 참가하는 반정부 시위가 열리는 등 정국 불안이 지속돼 왔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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