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랍 동원수산 원양어선-부산 통신 내용

  • 입력 2006년 4월 5일 11시 36분


4일 오후(한국 시간) 아프리카 소말리아 인근 공해상에서 무장 해적선에 납치된 동원수산 소속의 제628 동원호(361t)는 납치 직후인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5일 오전까지 상황실을 설치한 부산지사에 4,5차례 긴박했던 현지상황을 전해왔다.

다음은 동원수산 부산지사측이 밝힌 4일 오후 3시 45분경부터 5일 오전까지 피랍 선박과 동원수산 부산지사 간, 동원수산 케냐 대리점 직원과 부산지사 간의 주요 통신내용.

◇4일 오후 3시 45분

-(선장) 해적단으로 보이는 무장괴한 8명 가량이 배에 위협사격을 한 뒤 배에 올라와 완전히 장악 당했다. 배에 있던 주식과 부식을 해적단이 몰고 온 스피드보트에 옮겨 실어 모두 빼앗고 있다. 소말리아 오비아항으로 항해할 것을 지시했다.

-(부산)통화 감도가 매우 나쁘다. 현지 상황을 자세히 설명해 달라.

◇4일 오후 5시

-(선장) 해적들의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연락하고 있다. 해적들이 오비아항으로 항해할 것을 지시해 그쪽으로 향하고 있다. 같은 선단 소속 원양어선의 신고를 받은 네덜란드 군함과 미국 군함이 우리를 쫓고 있다.

◇4일 오후 6시 45분

같은 선단 소속 제630 동원호 선장이 제628 동원호와의 거리가 약 40마일이라고 부산에 알려옴.

◇5일 오전 0시 10분

-(선장) 해적단에 감금돼 있으나 선원들은 모두 안전하다. 감시가 심해 끊겠다.

-(부산) 일단은 다행이다. 계속 연락 달라.

◇5일 오전 0시 20분

-(동원수산 케냐대리점 직원) 사고 선박에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물었다. 대답해 달라.

-(부산) 회사는 물론 정부가 모든 외교 채널을 동원해 석방을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괴한들을 자극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라고 전해 달라.

◇5일 오전 0시 45분

-(통신장) 전 선원 안전하나 대부분의 선원들은 공포감 때문에 선박을 버리고 도주할 마음을 먹고 있다.

-(부산) 전 선원 모든 행동에 조심하기 바라며 해적들의 심기를 자극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처하기 바람.

◇5일 오전 0시 55분

-(선장) 모든 선원 안전함.

-(부산) 전 선원 동요하지 말고 끝까지 침착하게 기다려 주기 바람.

◇5일 오전 2시 30분

-(동원수산 케냐대리점 직원) 소말리아 수산장관과 접촉했다. 수산장관이 괴한들과 통화한 결과 괴한들이 자신들은 해적이 아니라 '불법조업 단속반'이라고 했다고 한다. 선원들은 감금돼 있으나 모두 안전한 상태다. 괴한들이 두목으로 지목한 사람과 수산장관이 접촉 중이다.

-(부산) 소말리아 오비아항 인근 마을 촌장이 사고경위 파악과 괴한들의 요구사항을 파악하기 위해 사고선박으로 이동 중이다. 석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 괴한들을 자극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하라.

성하운기자 haw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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