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로스앤젤레스 한인 타운 북쪽 에코팍에서 김 모씨(54)가 부인(49)과 아들(10)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자살했다. 머리에 총을 맞은 딸(16)은 수술을 받고 목숨을 건졌다.
1980년대 초 이민 온 김씨는 최근 사업이 잇달아 실패하며 살림에 쪼들려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8일 캘리포니아 주(州) 샌버나디노 카운티에서 이 모씨(40)가 다섯 살 난 딸을 권총으로 살해한 뒤 자살했다.
최근 이혼한 이씨는 도박 빚 20만 달러 때문에 고민해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씨는 사건 당일 딸을 데리고 살고 있는 전 부인을 찾아가 '저녁식사를 하고 싶다'며 딸을 데려간 뒤 범행을 저질렀다.
2일에도 로스앤젤레스에서 별거중인 아내와 자녀 양육권 문제로 다투어오던 윤 모씨(45)가 딸(11)과 아들(10)을 승용차에 태운 뒤 차에 불을 질러 자녀가 숨졌다. 차 안에 있다 중화상을 입은 윤씨는 경찰에 붙잡혀 조사를 받고 있다.
한국인 이민자 가정에서 잇달아 '가족살해 후 자살'이란 참극이 발생하는 것은 이민 1세대 중년층, 특히 40, 50대 남성의 '이민 스트레스'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경로 뉴욕한인회장은 "미국까지 이민 왔는데 또 실패하면 앞으로 영원히 재기 불가능할 것이란 성급한 절망감 때문에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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