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국민 70% “고이즈미 내각 5년 긍정적”

  • 입력 2006년 4월 19일 16시 55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총리의 취임 5주년(26일)을 앞두고 일본 언론들의 고이즈미 평가가 한창이다. 고이즈미 총리 자신도 9월 퇴임을 의식한 발언을 자주 해 '파장'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여론조사에서는 70%가 긍정 평가=요미우리신문 19일 보도에 따르면 일본 국민 70%가 고이즈미 내각의 지난 5년을 '긍정적'이라고 평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조사에서 응답자들은 야스쿠니(靖國) 신사참배에 따른 대중관계 악화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72%가 '심각하다'고 평가했다. 고이즈미 총리에게 그 '책임이 있다'는 응답도 61%나 됐다.

북한을 2차례 방문해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 회담한 데 대해서는 81%가 '평가한다'고 응답했다. 기억에 남는 발언으로는 '개혁없이 성장없다'가 47%로 1위를 차지했다.

▽취임 전과 후, '말'이 달라졌네='고이즈미 5년' 시리즈를 게재 중인 아사히신문은 도쿄대와 공동으로 고이즈미 총리가 국회에 진출한 이후 기록된 '말'을 분석했다.

분석에 따르면 고이즈미는 취임 전에는 국회 발언에서 '미일동맹'이라는 표현을 한번도 사용하지 않았으나 취임 후 지난달 말까지 254회나 사용했다.

'야스쿠니'도 취임전 0회에서 취임 후 279회, '자위대'는 취임 전 28회에서 취임 후 2429회를 언급하는 등 취임 전후의 사용빈도가 현저히 많아졌다.

아사히신문은 이런 발언의 변화는 고이즈미가 상황변화나 필요에 따라 입장을 바꾸는 '현실주의자'이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사라질 때는 벚꽃이 지듯"=고이즈미 총리 주변이 '레임덕'에 빠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마이니치신문은 18일 '지는(벚꽃) 고이즈미, 뜨는(새싹) 아베'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고이즈미를 '지는 벚꽃'에 비유하기도 했다.

총리 자신이 15일 도쿄에서 열린 벚꽃 구경 행사에서 "꽃은 한순간에 지는 것이 아름답다"며 심경을 드러낸 것에 빗댄 말이다.

실제 4월 들어 총리 관저 방문객 건수는 64건으로 지난해의 100건, 2004년 99건의 60% 정도다. 고이즈미 총리는 요즘 집무실에서 국회중계를 보거나 독서를 하는 여유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정권 운영에서도 한 발 물러나 아베 신조(安部晋三) 관방장관에게 '총리 견습'을 시키고 있어 최근 일본의 대내외 정책에서 '아베식 색채'가 두드러진다. 납북 일본인 요코다 메구미의 남편과 관련한 DNA 검사, 주일미군 재편, 독도 주변 배타적경제수역(EEZ) 수로 탐사 계획은 모두 아베의 작품으로 알려져 있다.

고이즈미 총리는 의회 회기가 끝난 뒤인 6월말 미국을 방문하는 것으로 실질적인 외교활동도 접을 계획이다.

도쿄=서영아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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