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문안 어느 기업이나 쓸수 있다”…스폰서 “날벼락”

  • 입력 2006년 4월 29일 03시 05분


“어떤 기업이든지 독일에서 ‘2006 월드컵(WM 2006)’ ‘2006년 축구 월드컵(Fußball WM 2006)’이라는 상표를 사용할 수 있다.”

월드컵을 43일 앞둔 27일, 독일 카를스루에 연방대법원이 내린 판결로 15개 월드컵 공식 후원사와 경쟁 기업들이 발칵 뒤집혔다.

연방대법원은 이날 제과업체 ‘페레로’ 등 2개 기업이 국제축구연맹(FIFA)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최종심에서 “두 가지 문안은 언어 관습상 특정 대회를 뜻한다고 볼 수 없기 때문에 FIFA 및 이와 계약한 업체에 배타적 사용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독일어의 WM(Weltmeisterschaft)은 직역하면 ‘세계선수권’에 해당하는 말로 축구 등 몇몇 종목에 국한된 영어의 ‘월드컵’보다 훨씬 폭넓게 사용된다.

그러나 올해 월드컵의 공식 명칭인 ‘2006 FIFA 축구 월드컵(FIFA Fußball WM 2006)’은 계속해서 독일 특허권의 보호를 받게 된다. 페레로는 그동안 일부 과자 제품에 ‘WM’ 문구와 축구 스타들의 모습을 담은 스티커를 삽입해 FIFA와 마찰을 빚어 왔다.

DPA통신은 이번 판결로 질레트, 아디다스 등 공식 후원업체는 물론 이들의 경쟁사마저도 갈피를 잡지 못하고 허둥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특허권 전문 변호사 한스디터 베버 씨는 “이번 재판 결과는 독일 내에서만 효력을 발휘하는데, 유럽 전체에 효력을 미치려면 룩셈부르크에 있는 유럽연합재판소에서 이 문제가 결정돼야 한다”며 개막일 이전에 독일 이외 국가에서 월드컵 상표권 문제가 새롭게 결론 내려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올해 월드컵에서는 현대자동차 등 15개 후원업체가 7억5000만 유로(약 8900억 원)를 공식 후원금으로 내놓았다. 대한축구협회 우승련 사업국장은 “월드컵 상표권은 FIFA의 소관이며, 축구협회는 협회 로고 및 대표팀 선수 얼굴 등에 대한 무단 도용에만 대응하고 있다”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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