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난 퇴직금 안 받을테니 지자체장들도 포기하심이…”

  • 입력 2006년 4월 29일 03시 05분


“시장과 지사의 퇴직금이 너무 많다. 나는 퇴직금이 필요 없으며, 지사나 시장들도 (퇴직금을) 포기하는 것이 어떻겠는가.”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는 27일 관저에서 열린 경제재정자문회의에서 자치단체장들이 퇴직금 수령을 포기해 줄 것을 촉구했다.

총리와 각료 등은 관련법에 따라 월급에 재임연수 등을 곱하는 방식으로 퇴직금을 받게 된다. 고이즈미 총리는 9월 말 퇴직 때 600만∼700만 엔(약 6000만∼7000만 원)을 지급받게 된다.

그러나 그는 막대한 규모의 국채를 해마다 발행해 정부 재정을 충당해 오고 있는 점을 고려해 이를 수령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고이즈미 총리가 정부와 지방자치단체 재정이 악화되고 있는 사실을 국민에게 강조하기 위한 ‘퇴직금 포기’ 퍼포먼스를 연출한 것.

마침 이날 회의 주제도 향후 5년에 걸쳐 공무원 수를 4.6% 삭감하는 내용이었다. 그러나 자치단체장들이 고이즈미 총리의 이 같은 호소에 얼마나 많이 동참할지는 확실하지 않다. 연임을 거듭한 일본 자치단체장은 퇴직금 규모가 수천만 엔에 이르기도 하지만 퇴직금은 해당 자치단체 의회가 조례로 정해 놓은 것이라 정부가 개선을 강제할 수는 없다.

재정 악화를 이유로 올해 들어 단체장의 퇴직금 제도에 손을 댄 지자체도 있다.

오사카(大阪) 시는 시장의 퇴직금 4800만 엔(약 4억800만 원)을 절반으로 줄였고 미야기(宮城) 현 지사는 약 5200만 엔이던 퇴직금을 아예 폐지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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