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바인 스트레이크(Divine Strake·신의 수레바퀴쇠)’라고 명명된 벙커버스터 실험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지표 304m 아래 가로로 돼 있는 터널 위의 30m 지점에 지름 9.75m, 깊이 11.2m의 웅덩이를 판 뒤 여기에 트럭 37대분에 이르는 700t의 폭발물을 채우고 폭파시킨다. 지하 깊숙이 묻혀 있는 핵무기, 생화학무기를 파괴할 수 있는 폭발 강도를 파악하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번 실험으로 “미국이 1992년 핵무기 실험을 중단한 이래 처음으로 버섯구름을 보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새로운 핵무기 개발 실험도 아니고 핵물질을 이용한 폭발도 아닌 만큼 방사능 낙진과 같은 환경오염은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근 유타 주 주민들과 쇼쇼니 부족은 각각 환경오염과 땅 소유권 논란을 이유로 연방법원에 실험 중단 가처분 소송을 제기했다.
쇼쇼니 부족은 네바다 실험장을 비롯해 아이다호, 유타, 캘리포니아 주 등 최소 2400만 에이커(약 300억 평)에 이르는 땅을 빼앗겼다며 미국 정부에 반환을 요구했으나 응답이 없자 유엔에 중재를 요청한 상태.
미 연방대법원은 1979년 문제의 땅이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 시절인 1863년 협약에 의해 미 정부에 신탁된 것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쇼쇼니 부족은 “당시 협약은 미 정부에 제한적인 접근만 허용했을 뿐 땅에 대한 권리를 준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편 ‘우려하는 과학자들 연맹’의 군축 전문가인 스티븐 영 씨는 27일 CNN ‘아메리칸 모닝’에 출연해 “만일 미국이 지하 벙커를 공격할 수 있는 새로운 핵무기를 배치한다면 상대는 더 깊은 벙커를 만들어서 더는 공격할 수도 없게 될 것”이라면서 벙커버스터 개발 실험을 반대했다.
미 국방부는 북한, 이란, 중국이 지하 벙커에 WMD를 은닉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핵무기를 이용한 벙커버스터 개발을 추진해 왔으나 의회에서 관련 예산이 삭감되는 등 진통을 겪었다. 최근 핵탄두를 장착하는 대신 재래식 폭탄을 이용한 벙커버스터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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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영 기자 lyc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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