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현급 지도자 전원을 일제히 교육하는 것은 1987년 개혁개방 이래 처음이다. 후진타오(胡錦濤) 당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방 군기(軍紀) 잡기’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많다.
▽‘열외는 없다’=이 신문은 이날 “당 중앙이 단 한 명의 예외도 없이 전원 교육하라고 결정했다”고 전했다. 한 번에 100∼150명씩 1주일간 교육하며 강좌와 분임토의, 경험 소개, 현장 방문 등 다양한 교육 방식이 활용되고 있다.
교육 기간은 4월부터 내년 1월까지. 교육대상자가 많아 공산당 간부 교육기관인 중앙당교와 국가행정학원, 푸둥(浦東)당 간부학원, 징강(井岡)산 간부학원 등 전국의 당정간부 교육기관이 대부분 동원된다.
주된 학습 목적은 사회주의 신농촌 건설의 뜻을 전파하고 이를 실천해 나갈 지도자로서의 자질을 높이는 데 있다.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론’과 장쩌민(江澤民)의 ‘3개 대표론’, 후 주석의 ‘과학적 발전관’ 등도 주요 교육대상이 될 것이라고 런민일보는 전했다.
▽지방 군기 잡기(?)=이번 조치 중 관심을 끄는 것은 ‘죽(竹)의 장막’ 시절에 흔했던 일제교육 방식이 재등장한 대목. 전국 당정간부 교육기관이 대부분 동원되는 것도 이례적이다.
후 주석의 ‘특별 교육’은 지방권력의 부패와 횡포가 극심하다는 반성에서 비롯된 것으로 풀이된다.
후 주석은 올해 초 당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지방 지도부가 인민을 속이는 집단으로 변했다”며 “이들이 중앙의 정책과 방침을 관철하는 데 심각한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지방 지도부를 질타한 바 있다.
이번 교육은 올 하반기부터 실시될 지방 간부 10만여 명에 대한 물갈이와 맞물려 후 주석의 권력 강화를 겨냥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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