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일본의 잘못된 역사인식이 미-일 동맹에도 걸림돌이 된다는 우려가 미국의 일본 전문가들 사이에서 확산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정치권에서는 도쿄전범재판 60주년(3일)을 앞두고 재판의 정당성을 부정하고 정치지도자들의 야스쿠니 신사 참배를 옹호하려는 움직임이 오히려 거세지고 있다.
▽높아지는 미국 내 비판론=아사히신문은 미 국무부가 중국과 정상회담조차 못하는 일본에 불만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켄트 콜더 존스홉킨스대학 라이샤워동아시아연구소 소장은 신문에서 "이웃나라와 대화를 못하는 일본은 미국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전쟁에 대한 정당화는 일본과 싸운 미국의 역사관과 대립하는 것"이라고 지적하고 "상이한 역사 해석 위에 안정된 동맹을 구축할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또 마이크 모치주키 조지워싱턴대 아시아연구소 소장은 "미국의 엘리트들은 대체로 야스쿠니 신사의 역사관에 부정적"이라며 "역사문제 때문에 대일 비판론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대미외교를 담당하는 일본 외무성 간부도 "일본의 역사문제를 보는 미국 정부 바깥의 분위기는 엄중하다"면서 "지금은 양국 정상이 밀월관계여서 시끄럽지 않지만 총리가 바뀌면 어떻게 될지 알 수 없다"고 털어놨다.
▽과거 미화하는 일본 정치권=2005년 6월 발족한 '야스쿠니 참배를 지지하는 의원 모임'은 지난달 6일 이마즈 히로시(今津寬) 의원을 회장으로 선출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재개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관방장관의 요청으로 회장에 취임한 이마즈 의원은 "야스쿠니신사는 우리들 정치가가 지켜야할 가장 중요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모임에 소속된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의원은 야스쿠니신사 안에 있는 유슈칸(遊就館)에 대해 "다른 나라의 비판을 받을 만한 내용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슈칸은 제2차 세계대전이 일본의 '자존자위(自尊自衛)'를 위한 전쟁이었다고 주장하는 내용의 다큐멘터리를 상영하는 등 군국주의를 미화하는 전쟁박물관이다.
또 자민당의 초선의원 40명으로 구성된 '전통과 창조의 모임'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회장은 "도쿄재판은 국제법 위반"이라고 강변했다.
이 모임에 속한 의원들은 지난달 12일 열린 초청강연에서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총리가 A급 전범 분사(分祀)론을 꺼내자 "분사는 도쿄재판을 인정하는 것"이라며 앞 다퉈 반박했다는 후문이다.
도쿄=천광암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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