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프로젝트의 리더는 네 자녀를 둔 베트남 이민자 출신의 주부 안두옹(46·사진) 씨였다고 워싱턴포스트가 지난달 30일 보도했다. 그는 현재 미 해군참모차장 자문관으로 일하면서 범죄수사 및 대테러전 자문에 응하고 있다.
미국 CBS 방송이 방영 중인 드라마 ‘NCIS’의 무대가 바로 안 씨의 부서. 안 씨는 15세이던 1975년 베트남 패망 당시 미국으로 극적으로 탈출했다. 메릴랜드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이후 1983년 미 해군 지상전연구소에 폭발물 전문가로 무기 연구와 인연을 맺었다.
베트남 탈출 당시 자신을 구해 준 미군의 생명을 보호하는 일을 맡고 싶다는 것이 이유였다.
이후 무기 개발 업무를 전담해 온 그는 2001년 9·11테러 직후 탈레반 공격을 위해 국방부 폭발물 개발팀을 이끌고 벙커 버스터를 개발했다. 개념도 정도만 갖춘 상태에서 단 67일 만에 100명에 가까운 팀원을 이끌고 이뤄낸 성과였다.
‘열기압 폭탄’의 애칭인 벙커 버스터는 다양한 혼합물로 구성된 폭약을 폭발시켜 이때 발생하는 강력한 충격파를 이용해 지하터널이나 동굴 내부 목표물을 파괴한다.
미국은 현재 벙커 버스터에 핵탄두를 탑재하는 방식을 연구하고 있다. 안 씨는 이런 질문에 대해서는 “노코멘트”라고 말했다.
그는 새로 발간될 책 ‘세상을 바꾼다: 여성 엔지니어 이야기’에서 주요 인물로 소개될 예정이다.
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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