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빌팽-블레어 “왜이리 꼬이나”

  • 입력 2006년 5월 2일 02시 59분


유럽 주요국 총리들의 수난이 계속되고 있다.

프랑스의 도미니크 드빌팽 총리는 정적(政敵)인 니콜라 사르코지 내무장관의 약점을 잡기 위해 뒷조사를 지시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도덕성을 의심받고 있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는 최근 잇따라 터진 측근들의 스캔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4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도 악재로 작용해 집권 노동당의 패배가 확실시되는 상황이다.

∇프랑스=얼마 전까지 대학생 시위에 시달렸던 드빌팽 총리는 곧바로 정적 뒷조사 의혹이 제기되면서 숨 돌릴 겨를이 없는 상태에 놓여 있다.

의혹의 핵심은 드빌팽 총리가 2004년 사르코지 장관의 비밀 계좌에 관한 제보를 받고 이를 은밀하게 조사했다는 것. 전직 비밀 수사요원 필리프 롱도 씨는 지난달 29일 르몽드와의 인터뷰를 통해 총리에게서 조사 지시를 받았다고 폭로했다.

문제의 제보는 2004년 7월 수사 당국에 접수된 것으로 ‘사르코지 장관이 룩셈부르크의 클리어스트림이란 금융기관에 뇌물 관리 목적의 비밀 계좌를 갖고 있다’는 내용. 조사 결과 이는 거짓 제보로 드러났다.

2일 의회가 문을 열면 여야 의원들은 △허위 제보자의 정체 △사르코지 장관을 겨냥한 뒷조사 진상 등을 규명하기 위해 드빌팽 총리를 거세게 추궁할 태세다.

∇영국=블레어 총리는 총선 자금을 빌린 대가로 상원의원 자리를 주었다는 의혹에 시달려 오다 이번에는 측근들의 스캔들이 잇따라 터지면서 더욱 곤혹스럽게 됐다.

존 프레스콧 부총리는 여비서와 2년 동안 혼외 관계를 맺어 온 사실을 지난달 26일 고백했다.

찰스 클라크 내무장관은 형기를 마친 외국인 범죄자들을 국외로 추방할 수 있었는데도 그냥 석방했다는 비난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 주말에는 존 리드 국방장관의 자택에서 소량의 마리화나가 발견됐다.

이로 인해 집권 노동당의 지지율은 1987년 총선 패배 이래 19년 만에 가장 낮은 32%로 떨어졌다.

파리=금동근 특파원 gol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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