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란의 핵심은 강도 높은 교육으로 대학 진학률을 높이는 기존의 가치를 거부하고 특화교육을 통해 사회인으로서의 소양을 키우는 데 중점을 두는 것. 학부모와 교직원, 지역 사회가 이끄는 ‘차터 스쿨’(정부 규제를 받지 않는 공립학교) 주도로 이뤄지는 이 실험적인 반란이 미국 전역으로 서서히 퍼져 나가고 있다고 뉴스위크 최신호(8일자)가 전했다.
교육 반란에 나선 학교들은 획일적인 입시 교육을 강요하지 않는 대신 학생 개개인에게 적합한 그 무엇인가를 제공하려고 애쓴다. 물론 기초교육도 등한시하지 않는다.
이 같은 실험은 1980년대의 입시 위주 교육과 1990년대 학교 선택권과 평가의 강조에 이어 나온 교육 개혁의 다른 흐름이다. 뉴스위크는 해마다 자체 선정하는 대학 진학률 상위 1000개 고교에 뽑히지 않은 특화 교육 위주의 공립 고교를 소개했다.
▽공공정책 지향=30년 전만 해도 미국의 고교는 민주적 절차를 가르쳤다. 하지만 요즘엔 경제적으로 살아남는 방식을 가르치는 데 치중한다. 고교생들이 성숙한 시민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길은 멀어졌다.
워싱턴에 있는 세자르차베스 고교생들은 의회나 정책연구소(싱크탱크), 이익단체 등에서 인턴 생활을 해야 한다. 시민의식을 갖추는 데서 그치지 않고 공공정책을 개발할 능력을 키우기 위해서다. 또 사회 문제의 정책 대안을 제시하는 졸업 논문을 작성해 공개 석상에서 발표해야 한다.
▽기초학문 추구=애리조나 주의 템피 기숙고교는 인문학 함양에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이 평생 ‘진, 선, 미’를 추구하도록 틀을 잡아 준다. 교과목도 음악, 미술, 연극, 수학, 과학, 라틴어, 그리스어, 역사 등을 아우른다.
학비가 무료여서 저소득 가정의 학생들도 다닐 수 있다. 전문가들이 “마치 사립 기숙고교 같다”고 말할 정도다. 인기가 높다 보니 추첨을 통해 신입생을 선발하고 있다. 한 학생은 “지식을 주입하지 않고 스스로 공부하는 법을 배우게 한다”고 말했다.
▽조기 직업교육=노스캐롤라이나 주의 ‘런 앤드 언(Learn and Earn) 고교’는 고교 3년과 대학 2년 과정을 4년 만에 모두 가르치고 있다. 많이 배울수록 소득도 높다는 이론에 근거한 교육이다.
미국의 섬유 기업들이 개발도상국으로 대거 옮겨 가자 주 정부 차원에서 우수 노동력을 양성하기 위해 앞장서 도입했다. 고교 학비 외에 추가 비용은 없다. 졸업생들은 곧바로 취업하거나 대학 3학년으로 진학한다.
이 밖에 △남녀 학생을 나눠 반 편성을 하는 고교 △과학자 및 공학자 양성에 주력하는 고교 △연예 활동 등으로 등하교 시간이 모자라는 학생을 위한 온라인 고교 △약물 복용, 싸움, 임신 등으로 중퇴한 학생들을 위한 갱생 고교 등도 늘고 있다고 뉴스위크는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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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진 기자 lee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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