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라면이 싱거운 이유

  • 입력 2006년 5월 2일 15시 58분


'미국에서 먹는 라면이 한국보다 싱거운 이유는 무역장벽 탓?'

한국무역협회는 수출기업 255개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미국에 수출하고 있는 기업의 약 절반(43.5%)이 통관 및 위생검역에 가장 큰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식품류에 대한 통관절차가 까다로워 통관이 거부되거나 통관 지체로 인해 제품의 신선도가 떨어지는 등 국내 수출기업이 손해를 보는 사건이 비일비재하다.

실제로 미국은 한국을 아직도 구제역 발생국가로 지정해놓고 있어 쇠고기, 돼지고기가 들어간 식품에 대해 USDA(미 농무부)의 까다로운 허가를 받도록 했다.

예를 들어 라면스프의 경우 국내에서 판매되는 제품의 쇠고기 함량은 5%인데 반해 수출용은 2% 미만만 허용하고 있다.

심지어 돼지고기를 넣은 만두는 수출이 아예 금지돼 '고기 맛'을 대체할 수 있는 콩단백질을 사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특히 미국이 최근 시행에 들어간 바이오테러법은 대표적인 비관세무역장벽으로 꼽힌다.

바이오테러법이란 미국 내에서 소비되는 사람 및 동물용 식품을 제조, 처리, 포장, 보관하는 모든 업체의 관련 시설에 대해 미 FDA(식품의약품안전청)의 사전 등록 및 수출 통보를 의무화 한 제도.

무협 무역진흥팀 양해운 부장은 "국민 보건을 내세운 이같은 보이지 않는 무역장벽으로 인해 국내 식품수출업계가 납기준수 애로, 관리비용 증가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미국 정부가 글로벌 기준에 맞춰 수출장벽을 스스로 낮춰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내 수출기업들은 통관절차 외에도 기술 장벽 등 기타비관세 장벽(19.9%)과 무역일반의 불공정 관행(14.8%) 조세제도(12.3%) 등에 대해서도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응답했다.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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