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이트 탄생 150주년 獨서 재조명 한창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1분


6일은 정신분석학의 창시자 지크문트 프로이트(1856∼1939·사진)의 탄생 150주년. 그의 모국인 오스트리아는 물론 그를 ‘독일어권 문화가 낳은 위대한 사상가’로 추앙하는 독일에서도 관련 기사와 단행본 출간이 잇따르고 있다. ‘대문호 프로이트’에서 ‘팝 뮤지션들의 사부(師父) 프로이트’까지…. 21세기가 시도하고 있는 ‘프로이트 조명’은 색깔과 방향도 천차만별이다.

시사주간지 ‘슈피겔’은 최근호 커버스토리에서 ‘성(性)과 자아’라는 제목의 특집 기사를 게재했다. 첨단장비로 무장한 현대 신경과학자들이 프로이트를 재발견하고 있다는 것이 주된 내용. 이 잡지는 미국의 영장류 학자들도 신경과학자들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유아기의 성욕과 부모에 대한 성적 애착은 프로이트의 분석대로 사실임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주간지 ‘벨트암존타크’는 팝 음악가들이 무의식과 성적 욕망을 탐구한 프로이트의 세계에 매혹돼 왔다고 소개했다. 앨런 파슨스가 프로이트를 직접 예찬한 ‘프로이디아나’가 있는가 하면, 아바의 ‘미 앤드 아이(Me and I)’는 프로이트가 집중 연구 주제로 삼은 자아분열을 다루고 있다. 마돈나도 ‘또 다른 날’에서 ‘프로이트, 분석해 줘!’라고 절규했다.

일간지 ‘프랑크푸르터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프로이트의 논문들이 ‘대하소설에 필적하는’ 위대한 문학작품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같은 시대 문학가인 아르투어 슈니츨러의 몽환적 세계와 프로이트의 논문은 내용과 문체에 있어서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일간지 ‘디벨트’는 프로이트가 프랑스어를 비롯한 외국어로 번역 소개되면서 애초의 이론에서 왜곡됐다고 설명했다. 프랑스에서는 1936년부터 앙드레 지드를 비롯한 옹호자들이 등장하면서 프로이트 열풍이 먼저 불었다. 그러나 난삽한 프로이트의 논문을 원래의 뜻 그대로 번역하기는 쉽지 않았다. 예를 들어 독일어의 ‘seelisch(영적인)’는 프로이트의 논문에서 ‘본질적인’것을 나타내는데 이를 프랑스어 ‘animique’로 직역하면서 ‘마음의’로 잘못 이해됐다는 설명이다.

주간지 ‘차이트’는 1936년 프로이트를 찾아 심리 상담을 받았던 마가레테 발터 씨의 회상을 소개했다. 당시 18세였던 발터 씨는 만성 천식에 심리적 원인이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프로이트를 찾았다. 프로이트는 애정 결핍에 빠져 있던 발터 씨의 말을 성의 있게 들어 주었고, 날카로운 질문으로 더 많은 말을 끄집어냈다. 발터 씨는 “지금도 당시 느낀 신뢰와 매혹을 기억한다. 그 뒤로 나는 딴사람이 되었다”고 회상했다.

프랑크푸르트=유윤종 특파원 gustav@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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