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본토 1군단사령부 2008년 日이전…동북아 거점사령부로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1분


미국과 일본은 1일 양국의 육해공군 통합업무 능력을 강화하고 아시아태평양지역에서 일본 자위대의 역할을 확대하는 내용의 주일미군 재배치 최종보고서(로드맵)를 확정했다.

양국은 또 미사일 방어(MD) 체제를 강화하고 군사정보 공유폭도 확대키로 했다. 이를 위한 주일미군 재배치는 2014년까지 끝내기로 했다.

양국은 이날 워싱턴에서 미국의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과 콘돌리자 라이스 국무장관, 일본의 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방위청 장관과 아소 다로(麻生太郞) 외상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미일 안전보장협의회(2+2)에서 이같이 확정했다. 이로써 3년여에 걸친 주일미군 재배치 협상이 마무리됐다.

양국은 발표문에서 “미일동맹이 새로운 단계에 돌입했다”고 선언했다. 또 누카가 장관은 회의에서 현행 미일방위협력지침(가이드라인) 개정을 제의했으며, 라이스 장관이 “지금 발언은 매우 중요한 제안”이라며 호응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이 주한미군 재배치 및 전략적 유연성 문제를 둘러싸고 미국 측과 불협화음을 빚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미일 작전지휘 일체화

이날 확정된 공동보고서에 따르면 재배치가 끝나면 주일미군과 자위대는 실질적으로 사령부를 공유하게 된다.

우선 미 서부 워싱턴 주에 있는 미 육군 제1군단사령부가 2008년 가나가와(神奈川) 현 자마(座間) 기지로 옮겨 육해공 통합 임무를 수행하는 거점사령부(UEX)로 개편된다. 미국은 한반도 유사시 UEX를 작전거점으로 해 미국 본토에서 편성된 실전부대를 한국에 투입할 것으로 보인다.

육상자위대가 테러 대응을 위해 신설하는 중앙기동집단사령부도 자마 기지에 들어간다. 이에 따라 유사시 미 육군과 육상자위대의 지휘는 사실상 일체화된다. 평상시에는 공동훈련도 할 예정이다.

미 공군과 항공자위대도 비슷한 형태를 띠게 된다. 도쿄(東京) 도 후추(府中) 시에 있는 항공자위대 항공총대사령부는 주일미공군사령부(미 제5공군사령부)가 있는 도쿄 도 요코타(橫田) 기지로 이전한다. 이를 통해 양국은 발사 후 10분 이내에 일본에 도달하는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공동 대처한다는 복안이다.

아오모리(靑森) 현에 있는 항공자위대 샤리키(車力) 기지에는 미국의 신형 MD용 조기경계레이더인 X밴드레이더가 배치된다. 이를 통해 수집된 정보도 양국이 공유한다.

○중국 견제 의도

양국은 공동발표문에 ‘아시아태평양 지역도 세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불투명성과 불확실성을 낳고 있다’는 표현을 넣어 은근히 중국을 겨냥했다.

누카가 장관은 회담장에서 “(중국의) 경제성장과 함께 군사예산이 확대되고 있다. 투명성을 높여 인근 국가를 안심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럼즈펠드 장관은 “투명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대답했고, 라이스 장관도 “책임 있는 이해공유자(stakeholder)로서 행동하도록 요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는 것.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일본 측 회담 참석자 중 한 명이 “주일미군 재편이 미국의 대중(對中)전략의 일환이라고 느껴졌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막대한 비용 문제

일본 정부는 미군 재편에 필요한 분담금 지출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이르면 가을 임시국회에 관련법안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최종보고서는 26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는 일본 측의 재배치 분담금 총액은 명시하지 않았다. 미국과 일본은 오키나와 주둔 해병대 8000명의 괌 이전 비용으로 일본 측이 60억9000만 달러를 낸다는 데에는 합의했으나 그 밖의 비용에 대해서는 공식적으로는 논의한 바가 없다.

아사히신문은 “세계적 규모로 재편을 도모하는 미군과 일본의 자위대가 일체화를 향해 나아갈 것임을 선포했다”면서도 “일본 측에 비용 부담의 법적근거 만들기 등 과제가 남았다”고 보도했다.

○지자체 달래기도 과제

앞으로의 관건 중엔 지자체 달래기도 있다. 지자체 달래기 대책은 주일미군 기지의 75%가 몰려 있는 오키나와(沖繩) 현에 집중됐다. 양국은 최대 쟁점이던 오키나와 현 후텐마(普天間) 비행장을 2014년까지 슈워브 기지 연안으로 옮기고 해병대 병력 8000명의 괌 이전을 마치기로 했다.

또 인근 주민들이 소음에 대한 불만을 제기해 온 가나가와 현 아쓰기(厚木) 기지의 미 항공모함함재기부대는 야마구치(山口) 현 이와쿠니(岩國) 기지로 옮겨간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천광암 특파원 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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