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서가 아니다. 대학 신문도 아니다.
최근 명문대 학생들 사이에 선풍적인 인기를 모으고 있는 것은 각종 누드 사진과 섹스 이야기가 실린 성인 잡지. 대학 당국의 정식 허가를 받은 교내 발행용 성인 잡지가 급증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
‘H봄’(하버드대) ‘섹스위크’(예일대) ‘비타’(시카고대) ‘보잉크’(보스턴대) 등 웬만한 대학은 모두 성인 잡지 발행 열풍에 휩싸여 있다.
대학 성인 잡지는 학생기금으로 운영되고 발행 전에 대학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에서 대학 신문과 비슷하다. 그러나 신문과 달리 성인 잡지는 ‘수위 조절’을 위해 수차례 사전 허가를 거쳐야 하고, 나이 18세 이상임을 증명하는 신분증을 제시해야만 손에 넣을 수 있다.
가장 눈길을 끄는 누드 사진 모델은 재학생을 기용하는 것이 원칙. 누드는 허용하되 성행위 장면까지는 담지 않는다. ‘비타’의 샬럿 러더퍼드 편집장은 “당초 우려와 달리 모델로 나서려는 학생이 줄을 잇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 성인 잡지는 2000년대 초부터 각 대학 신문에서 우후죽순처럼 생겨난 ‘섹스 칼럼’의 연장선상에 있다. 남녀관계와 성 관련 고민을 상담하는 칼럼이 인기를 끌자 아예 잡지 형태로 섹스를 다루게 된 것. H봄의 경우 ‘육체의 정치학’처럼 심오한 주제에서부터 ‘여름방학 동안 성인 댄서로 일하기’ 같은 실용 정보까지 다양하다. 성인 잡지는 대학마다 1만∼2만 부씩 발행하며 무료로 배포되거나 부당 2∼5달러에 판매된다.
여성학자 패멀라 폴 씨는 “대학 성인 잡지 열풍은 여성계가 포르노를 성 착취가 아닌 ‘여성의 선택’이라는 관점에서 보기 시작한 것과 연관 있다”고 지적했다.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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