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국민 70% “戰犯재판 내용 모른다”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1분


일본 국민의 70%는 연합국이 일본의 A급 전범을 단죄한 극동국제군사재판(도쿄재판)의 내용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재판 내용을 모르는 비율은 젊을수록 높아 20대의 경우 90%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아사히신문이 2일 보도했다.

아사히신문이 도쿄재판 60주년을 맞아 4월 15, 16일 전국 유권자 3000명을 대상으로 면접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 신문에 따르면 재판 내용을 모르는 연령층일수록 야스쿠니(靖國)신사에 A급 전범이 합사돼 있는 것에 저항감을 느끼지 않고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의 참배에도 반대하는 의견이 적었다.

도쿄재판의 내용에 대해서는 ‘잘 알고 있다’가 4%, ‘어느 정도 알고 있다’가 23%인 데 비해 ‘재판이 있었던 건 알지만 내용은 모른다’는 응답이 53%였다. ‘재판이 있었던 사실조차 모른다’는 대답도 17%나 됐다.

연령별로는 ‘재판이 있었던 사실조차 모른다’는 응답은 젊은 층일수록 높아 30대와 40대는 20%, 20대에서는 37%에 이르렀다.

‘알고 있다’는 사람에게 재판에 대한 인상을 물은 데 대해서는 ‘문제는 있지만 마무리를 짓기 위해 필요한 재판이었다’는 사람이 48%로 가장 많았다.

‘전승국이 패전국을 일방적으로 단죄한 부당한 재판’이라는 응답은 34%, ‘전쟁 책임자를 단죄한 정당한 재판’이라는 대답은 17%에 그쳤다.

도쿄재판에서 단죄된 도조 히데키(東條英機) 전 총리 등 A급 전범들을 일반 전사자와 함께 야스쿠니신사에 모아 놓은 사실에 대해 ‘저항감을 느낀다’는 응답은 31%에 그쳤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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