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공산당 “나무아미타불…” 불교대학 설립 허가

  • 입력 2006년 5월 3일 03시 01분


중국 공산당이 불교를 본격적으로 연구하기 위한 불교대학 설립을 처음으로 허가했다고 홍콩 핑궈(빈果)일보가 2일 보도했다.

이는 중국 공산당이 지난달 건국 이후 최초로 국제종교행사인 세계불교포럼을 항저우(杭州)에서 열도록 허용한 데 이은 조치다.

중국은 승려를 배출하기 위한 전문대 수준의 불학원(佛學院)은 전국에 19곳이 있지만 불교대학은 아직 없다.

신문은 중국 정부가 베이징(北京)의 유명 사찰인 파위안(法源)사 부근에 10억 위안(약 1200억 원)을 들여 불교대학을 세울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자칭린(賈慶林) 전국정치협상회의 주석과 류옌둥(劉延東) 중앙통일전선부장은 올해 초 베이징 시의 류치(劉淇) 당서기와 왕치산(王岐山) 시장에게 불교대학 설립에 대한 방침을 내려 보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저장(浙江) 성은 중국 4대 불교성지 중 하나로 ‘해상불국(海上佛國)’이라고 불리는 푸퉈(普陀) 산에 첫 불교대학 설립을 추진했으나 중앙의 통제가 상대적으로 쉬운 베이징이 최종 건립지로 낙점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당국은 또 문화대혁명 기간에 파괴됐던 공원의 불상을 대대적으로 복원하는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개혁개방 이전 억불(抑佛)정책을 펴던 중국 공산당이 유화정책 단계를 넘어 용불(用佛) 정책으로까지 전환한 게 아니냐는 성급한 진단도 나오고 있다.

불교의 교리가 최근 빈부격차로 불거진 사회갈등을 치유하는 데 도움이 되는 데다 종교의 자유를 확대하라는 미국의 압력을 피하고 티베트 불교의 독립 움직임을 막는 데도 유용하기 때문이다.

2000여 년 전에 중국에 전래돼 중국의 전통적 가치와 밀접한 불교를 키움으로써 서방종교에 맞서겠다는 중국 공산당 및 정부의 복안이라는 관측도 있다.

중국은 공식적으로 사회주의 무신론을 채택하고 있지만 760만 라마불교 신도를 포함해 전국에 불교신도가 3억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전국 1만3000여 사찰에 20여만 명의 승려가 있다.

한편 중국불교협회 및 파위안사 관계자는 핑궈일보의 보도 내용에 대해 “아직까지 불교대학 설립에 관한 공문이 내려오지 않아 뭐라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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