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일간지 사장 “우리 국민은 전쟁이 두렵지 않다”

  • 입력 2006년 5월 5일 03시 00분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 어떤 이들은 50 대 50으로 예상하지만 개인적으론 15% 정도에 불과하다고 본다. 중국과 러시아도 명령하는 듯한 미국의 태도에 반대하고 있지 않은가.”

이란의 유력 일간지 케이한(Kayhan)의 자매 영자지인 ‘케이한 인터내셔널’의 하미드 라자피(74·사진) 사장은 3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이란 국민들은 전쟁을 두려워하지 않는다”며 “이란은 결코 ‘제2의 이라크’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케이한 인터내셔널은 1959년 창간된 이란 최초의 영자지로 이란 보수층의 목소리를 대변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을 방문했던 라자피 사장은 인터뷰 내내 “핵 이용권은 일부 국가에 한정된 권리가 아니다”며 “따라서 이란은 평화적으로 핵에너지를 이용할 권리를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국민들이 이란 정부의 핵개발 행보를 불안하게 여기지 않는가.

“정부의 핵 정책에 대해 반대하는 의견은 별로 없다. 이란의 핵 독트린은 에너지, 의학, 농업 등의 분야에서 평화적인 핵 이용권을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미국은 이를 의도적으로 부정하면서 핵 프로그램을 빌미로 미국의 헤게모니에 복종하지 않는 이란을 건드리는 것이다.”

―하지만 다른 나라들은 이란의 공세적 자세에 대해 비판적인데….

“그건 미국의 강력한 ‘선전(프로파간다)’ 때문이다. 매일 24시간 전 세계를 향해 이란엔 테러리스트와 무식한 국민들만 있다고 떠들고 있다. 미국의 헤게모니 아래서 유럽 국가들은 복종(obey)할 수밖에 없지 않으냐. 한국도 마찬가지다.”

―한국에 대해선 너무 일방적인 진단이 아닌가.

“물론 북한의 존재라는 특수한 상황이 있고, 이웃의 강력한 경쟁자인 일본도 한국으로선 의식해야 한다는 점을 충분히 알고 있다. 그리고 3만7000명의 주한미군이 있다. 한국도 어쩔 수 없다는 점을 잘 안다.”

테헤란=이철희 기자 klim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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