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값보다 싼 베네수엘라 석유값

  • 입력 2006년 5월 11일 17시 42분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택시를 모는 하이메 티노코는 하루에 19갤런(1갤런은 3.78L)을 소비하는 1976년산 '쉐비 노바'를 몰지만 기름값 걱정을 하지 않는다. 연료를 가득 채우는데 2달러30센트(약 2152원)면 충분하기 때문이다.

배럴당 70달러가 넘는 고유가로 세계 각국에 비상이 걸렸지만 베네수엘라에서는 남의 나라 얘기다.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가격은 갤런 당 12센트(약 112원)로 세계에서 가장 싸다. 운전자들이 자동차 연료탱크를 가득 채우는데 드는 돈은 싸구려 아침 식사비 보다 적게 든다.

지난달 발간된 국제통화기금(IMF)의 보고서에 따르면 베네수엘라의 휘발유 가격은 세계 최대 원유생산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3분의 1 수준.

이처럼 기름값이 싼 것은 세계 5대 석유수출국인데다 1998년부터 정권을 잡은 우고 차베스 대통령이 국내 연료 보조금 정책을 펴기 때문.

싼 기름값 때문에 국민들이 불필요하게 에너지를 소비해 국고를 낭비하고 인근 콜롬비아로 밀수출하는 사례가 늘어나는 등 부작용도 나타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10일 전했다.

이호갑기자 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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